“원숭이두창? 인류 망하겠네” 그런 당신께 ‘이 책’ 권합니다

  • 카드 발행 일시2023.05.08

💊원숭이는 죄가 없다-엠폭스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
다니엘 디포 『전염병 연대기』와 테코비리마트(TpoxxⓇ)

지난해 여름, 그동안 세계를 비탄으로 몰아넣었던 코로나19 팬데믹이 겨우 가라앉아갈 즈음에, 이름도 생소한 기괴한 감염병 소식이 일파만파 퍼져 나갔습니다. 바로 ‘원숭이두창(monkeypox)’이라는 질병이었지요. 이제는 ‘엠폭스(Mpox)’로 공식 명칭이 바뀐 이 감염병은, 사람들에게 세 가지 이유에서 혐오와 공포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첫째, 그때까지도 여전히 드리워져 있던 팬데믹에 대한 두려움이었습니다. 의학과 과학의 발달로 전례 없는 풍요를 누리던 인류에게, 일견 하찮게 보이는 구형(球形)의 바이러스가 끼친 영향은 어마어마했습니다. 미생물에 의한 모든 감염병을 제압할 수 있다고 믿어온 자신감이 와르르 무너지는 계기이기도 했고요. 그런데 코로나19에서 비로소 벗어나나 싶던 차에 어디선가 갑자기 또 다른 놈이 나타난 겁니다. 그것은 RNA 바이러스였던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달리 DNA를 가진 놈이었고 몸집도 훨씬 큰 녀석이었죠.

게다가 이름은 또 어찌나 이상한지요. 원숭이두창이라니. 심한 혐오를 유발한 두 번째 이유가 바로 이 이름과 관련 있는데요, 사람과 닮은 듯 닮지 않은 영장류인 원숭이는 어딘가 ‘경계’의 이미지를 풍깁니다. 숙주가 박쥐나 뱀·나방·지렁이라고 하면, 그것은 우리와 계통적으로 아주 멀고, 그래서 조심만 한다면 그 질병을 피하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을 듯한 기분이 듭니다. 하지만 원숭이라면? 그럼 어감이 달라지지요. 원숭이는 우리와 닮았고, 그렇기에 인간도 좀 더 빠르게 감염될 것 같은 느낌에 사로잡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