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해력 키우려면 학원 끊어!” 12년 대치동 논술강사 일침 ③

  • 카드 발행 일시2023.03.27

초기 문해력의 골든타임이 만 8세(초2)까지라면 초등학교 6년은 이를 한 단계 발전시킬 기회다. 학령기 문해력의 핵심은 ‘독서’다. 하지만 학령기 아이들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책을 읽지 않는다. 2021년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초등학생은 연간 66.6권의 책을 읽었다. 2년 전보다 20.3권 감소한 수치다. 학생들이 꼽은 독서 방해 요인 1위는 ‘스마트폰, 텔레비전, 인터넷, 게임 등을 이용해서’였다. 아이들이 책을 읽고 문해력을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hello!Parents는 문해력 집중 해부 시리즈 기획을 하면서 두 번째로 최승필 독서전문가를 만났다. 2018년 베스트셀러였던 『공부머리 독서법』의 저자인 그를 지난 8일 만나 ‘학령기 읽기’를 중심으로 문해력 높이는 법을 물었다.

그래픽=박정민 디자이너 park.jeongmin@joongang.co.kr

그래픽=박정민 디자이너 park.jeongmin@joongang.co.kr

아이 문해력을 키우려면 사교육부터 그만둬야 해요. 학원 강의는 듣는 공부거든요. 독서논술 학원에 다녀도 문해력이 늘지 않는 건 그래섭니다. 그 시간에 책을 읽게 해야 문해력이 높아져요.

“초등학생 자녀를 둔 양육자가 아이의 문해력을 키우기 위해 뭘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최승필 저자는 이렇게 답했다. 지난해 우리 국민이 쓴 사교육비는 26조원을 기록했다.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7년 이래 최고치다. 사실 이런 통계가 아니어도 사교육이 선택이 아닌 필수인 건 누구나 안다. 이런 상황을 모를 리 없는 데도 그는 주저 없이 사교육을 문해력 부진의 주범으로 꼽았다. 더구나 그는 2006년부터 강남 대치동에서 12년간 아이들을 가르친 논술강사 출신이다.

📢‘듣는 공부’ 시키는 사교육 그만둬라

최 저자는 논술학원에서 일하던 초기 ‘요즘 애들 정말 똑똑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초등학생이 중학교 과정 수학 문제를 술술 풀고, 원어민 수준의 영어를 구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게 우수하던 아이들 대부분이 중학교에 올라가 성적이 떨어졌다. 예외가 없었다. 주변 강사들은 “원래 그렇다”고 했다. 하지만 그냥 넘어갈 수가 없었다. 그는 ‘도대체 왜 그럴까?’ 원인을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머지않아 이유를 알게 됐다. 문제는 사교육이었다.

문해력 부진과 사교육이 무슨 관계인가요?
학교 공부가 뭔가요? 기본적으로 교과서라는 책을 읽고 이해하는 거예요. 책에 담긴 지식을 조금 더 쉽게 이해하도록 돕는 게 수업이고요. 아이들은 선생님 설명을 ‘듣고’ 교과서를 ‘읽으며’ 지식을 자신의 것으로 만듭니다. 그럼 사교육은 뭘까요? 교과의 내용을 일일이 설명해 주는 서비스입니다. 사교육을 받으면 읽고 이해할 필요가 없어요. 강사의 설명을 듣고, 문제를 풀고, 틀린 문제에 대한 설명을 다시 듣고, 다시 문제를 풀면 되니까요. ‘읽고’ 이해하는 게 아니라 ‘듣고’ 이해하는 공부를 하는 데 익숙해지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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