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s Topic,
이번에도 통할까? 카카오의 M&A 탐구생활
초미의 관심사였던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戰)의 승자, 카카오. 하이브를 물리치고 SM엔터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 카카오는 엔터 산업계에 한 획을 긋고,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꿈을 꾸고 있습니다. 카카오의 이번 빅딜도 통할까요?
카카오는 2014년 다음커뮤니케이션 합병부터 2023년 SM엔터까지 지난 10년간 굵직한 인수합병(M&A)을 했습니다. M&A는 카카오의 성장 본능일까요, 문어발식 악습관일까요? 이제까지 카카오의 M&A 성과에 점수를 매긴다면 여러분은 몇 점을 주시겠어요? 카카오 전·현직 임직원들과 정보기술(IT)·콘텐트 산업계 전문가들의 평가를 들어봤습니다. 카카오 M&A 탐구생활, 스타트!
🧾목차
1. 빅딜 : 보이는 손, 보이지 않는 손
2. ‘스타트업’ 카카오의 성장 전략
3. ‘카카오 제국’을 만든 M&A
4. 글로벌인가 문어발인가

그래픽=한호정
1. 빅딜 : 보이는 손, 보이지 않는 손
SM엔터테인먼트를 손에 넣는 작전을 이끈 건 배재현 카카오 공동체투자총괄대표였습니다. 배 총괄대표는 오는 28일 카카오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도 선임됩니다. 이사회 내 사내이사 3명 중 1명이 되는 거죠. IT업계에는 ‘배 총괄대표가 창업자인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의 강한 신임을 받고 있다’는 소문이 자자합니다. 돌아보면, 카카오의 빅딜 뒤에는 배 총괄대표 같은 대표선수들이 있었습니다.
◦ 은둔하는 김범수: 김범수 센터장은 지난해 3월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난 이후, 카카오의 미래 먹거리를 찾는 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최근 2년간 국회 국정감사 때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걸 제외하면, 대외활동은 거의 안 하죠. 그래서 은둔의 경영자로 분류되기도 합니다만. 측근들은 은둔보다는 ‘경청’의 경영자로 소개하곤 합니다. 앞장서 진두지휘하기보다는 공동체 대표들의 의견이나 주변 조언을 듣고 신중하게 결정하는 걸 중시한다고요. 충분히 들은 뒤 그는 최대주주(카카오 지분 13.26%)로서 매듭을 짓습니다. SM엔터 인수전에서도 김 창업자는 막후에서 방시혁 의장과 직접 소통하며 협상했다고 합니다. 카카오 내부에서도 찬반이 팽팽하게 맞선 가운데, 주당 15만원의 공개매수라는 ‘독한 카드’를 최종 선택한 것도 ‘브라이언’(김범수 센터장의 영어이름)이었고요. 2014년 다음커뮤니케이션과의 합병에서도 이재웅 다음 창업자와 직접 이야기하며 합병을 성사시켰습니다.
김 창업자는 카카오의 소프트파워를 강화할 M&A를 추구합니다. 2017년에 매거진 『바이오그래피 김범수 편』(스리체어스 발간)을 볼까요. 그는 다음‧로엔엔터테인먼트(이하 로엔엔터)와의 M&A와 관련해 이렇게 말합니다.
AI 시대가 열리면 단말기 형태는 바뀌겠지만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것들이 있어요, 바로 콘텐트 자체죠. 비즈니스에서는 지속 가능성이 굉장히 중요해요.
해당 인터뷰에서 그는 “글로벌 거점을 아직 확보하지 못한 부분이 약점이자 아쉬움”이라고 꼽기도 했습니다. 이번 SM엔터 인수에서 김 센터장이 의지를 보인 것도 ‘콘텐트’와 ‘글로벌’을 갖추려면 SM엔터가 꼭 필요하다고 봤기 때문이라는 게 카카오 내·외부의 전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