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PF 부실, 이제 시작…집값 반등은 너무 이른 얘기”

  • 카드 발행 일시2023.03.22

머니랩

지난 1월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가 7개월 만에 반등(전월 대비 0.81% 상승)하자 시장 일각에선 부동산 침체도 끝이 보인다는 기대감이 불었습니다. 지난해 10월 자금시장에 ‘돈맥경화’를 일으킨 ‘레고랜드 사태’(강원도가 보증한 어음 부도로 채권시장 전반이 얼어붙은 사건)도 올해 들어 빠른 속도로 진정됐죠. 2008년 세계금융위기 직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사태로 100대 건설사 중 30여 곳, 저축은행 30여 곳의 구조조정이란 아픈 경험을 했던 시장이 다소 긴장을 털어낸 듯한 눈치였죠.

하지만 다시 먹구름이 몰려오는 듯합니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과 크레디트스위스(CS) 사태 등으로 국제 금융시장이 연일 흔들리며 국내에서도 시장의 약한 고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그 가장 첫 줄에 언급되는 것이 바로 부동산 PF죠. 진정되는 듯한 불안감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세계 금융위기 당시의 악몽, 되풀이될까요? 근거 없는 낙관보다 치밀한 비관이 더 나을 때가 있습니다. 고금리 지속으로 부동산은 침체하고, PF 부실은 계속 늘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미분양이 쌓여 건설사는 공사 대금을 못 받고, 금융회사는 빌려준 돈을 떼이는 일이 시장 전반에 만연한 상황이 ‘PF 사태’입니다.

PF 사태는 문제가 생기기 전까지는 개인의 관심 밖에 있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터지고 나면 분노한 개인이 은행·정부·국회 앞에 운집하는 일이 자주 벌어지죠. 국내 가계자산의 64%는 부동산 등 비금융 자산이 차지하고요. 그다음으로 예금·현금(16%)이 많습니다. 집값이 내려가 손해를 보고, 은행 파산으로 예금까지 날리는 일이 ‘PF 사태’의 수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