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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결과가 아니라 해석이다” 우울증 없이 즐겁게 사는 법

중앙일보

입력 2022.07.18 06:00

고백합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저는 낙관주의를 완전히 오해하고 있었어요. 낙관주의란 단순히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것인 줄 알았거든요. 한편으로는 삐딱하게 바라보기도 했죠. 힘든 상황을 외면한 채 핑크빛 미래를 그리는 자기 위안일 뿐이라고요. 세상이 늘 아름답지는 않은데, 좋은 생각만 하는 건 현실도피가 아닐까 싶었죠. 알고 보니 낙관주의는 그렇게 납작한 개념이 아니었습니다. 인간이라면 반드시 갖춰야 할 삶의 태도였죠. 누구라도 예외 없이 말입니다.

책의 저자 ‘마틴 셀리그만’은 심리학의 거장입니다. 혹시 ‘학습된 무기력’이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피하거나 극복할 수 없는 충격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거기서 벗어날 수 있는 능력이 생겨도 자포자기해 버리는 심리적 상태를 의미합니다. 지속적인 가스라이팅이나, 아동학대를 당한 피해자가 주변의 도움에도 불구하고 피해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 대표적인데요. 심리학계에서 정설로 통하는 이 개념을 처음 도출한 사람이 바로 마틴 셀리그만이에요.

그는 학습된 무기력이 인간의 우울증과도 연관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이걸 파고들면 우울증을 예방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으로 30여년간 50만 명이 넘는 성인과 아동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하죠. 그리고 결론을 도출합니다. 우울증에 걸리고, 걸리지 않는 사람의 차이는 비관주의와 낙관주의에 달렸다는 걸요. 매사에 비관적인 사람은 무력감에 잘 빠지고, 우울증으로 이어졌습니다. 반면 낙관적인 사람들은 같은 상황에서도 무력감을 견디고, 충격을 받아도 포기하지 않았죠.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고요.

연구를 거듭한 셀리그만은 한 가지 결론을 더 얻게 됩니다. 낙관주의와 비관주의는 타고나는 게 아니라, 학습된다는 점이었죠. 아이들은 특히 양육자의 낙관성 혹은 비관성을 수동적으로 흡수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양육자가 특정한 사건을 어떻게 대하는지에 따라 아이가 낙관적으로 자랄지, 비관적으로 자랄지가 결정된다는 겁니다. 그래서 셀리그만은 양육자가 먼저 낙관적인 생각을 해야 한다고 강조해요.

책에는 이를 증명하는 방대한 연구 결과가 담겨 있는데요. 이 글에서는 양육자가 아이에게 비관적인 사고를 물려주지 않을 수 있는 중점적인 방법의 일부를 소개합니다. 희망적인 사실은 누구나 낙관주의자가 될 수 있다는 거예요. 단, 연습이 필요합니다.

낙관주의는 긍정적인 말이나 성공에 대한 상상력이 아니라 원인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이다. p.82

마틴 셀리그만이 말하는 낙관주의란 ‘어떤 일이 일어난 원인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을 의미해요. “나는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고 확언을 외우거나, 무조건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게 아니라 ‘현실의 문제를 정확하게 생각하는 법’에 가깝죠.

학습된 무력감이 우울증의 한 모델이라는 것을 실험으로 밝혀낸 그는 무력감에 쉽게 빠지는 ‘비관적인 사람들’에 주목했어요. 이들은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높았고, 매사에 의욕이 없었습니다. 질병에도 취약했죠. 어떻게 하면 이 사람들을 변하게 할 수 있을까 고민했지만, 해답은 없었어요.

그런데 한 실험에서 놀랄 만한 성과가 발견됩니다. 동물들이 적극적인 반응을 보일 때만 전기 충격이 사라지게 하자, 색다른 모습이 관찰된 겁니다. 스스로 충격을 제어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동물들은 더는 무기력하지 않았고, 강한 충격을 받았을 때도 소극적으로 변하지 않았어요. 새끼와 성체 모두에게서 말이죠.

셀리그만은 이것을 ‘면역화’라고 표현해요. 예방주사를 맞으면 질병에 걸리지 않듯, “ 노력하면 역경을 이겨낼 수 있고, 이 고통은 일시적이다”라는 생각이 외부적 충격에 대항할 수 있는 힘을 가져다준 것입니다. 이 마음의 면역력이 바로 ‘낙관주의’예요.

물론 낙관주의가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는 마법은 아닙니다. 예방주사가 질병을 100% 예방하지 않듯, 낙관적인 사람도 어려움이 닥치면 속상하고, 실망하고, 자존감이 떨어지죠. 하지만 이들에게는 실패를 딛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게 핵심이에요.

아이에게 낙관주의를 물려줘야 하는 건 그래서죠. 인생에 무시로 찾아오는 절망을 피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요. 아이가 낙관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어쩌면 아이의 인생 전체를 바꾸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어린 시절부터 낙관주의 사고를 갖게 되면, 평생 우울증과 자살 충동을 예방할 수도 있다고 하네요.

셀리그만은 20여 년의 연구 끝에 낙관주의의 기초를 이루는 것이 개인의 ‘설명 양식(explanatory style)’이라는 결론을 얻었어요.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의 방식대로 사건의 인과관계를 해석하는 방식을 가지고 있어요. 이게 바로 설명 양식입니다. 낙관주의는 매번 좋은 쪽으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 ‘얼마나 자주’ 낙관적으로 일을 해석하는지, 또 그렇게 할 마음의 자세가 되어있는지에 따라 결정됩니다.

비관적인 해석은 실패와 더불어 무기력감과 수동적인 태도를 낳는 반면, 낙관적인 설명 양식은 실패를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도전이며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게 만든다. p.152

설명 양식은 어린 시절에 발달하고, 특별한 계기가 없다면 평생 지속된다고 해요. 그리고 이 설명 양식의 차이로 인해 비관적인 사람이 될지, 낙관적인 사람이 될지가 결정되죠. 특히 아이들은 3가지 측면으로 일을 해석하는데요. ①원인의 지속 정도 ②영향을 미치는 범위 ③책임의 주체가 그것입니다.

①영구성: 종종 vs 항상

낙관적인 아이는 나쁜 일의 원인을 일시적이라고 믿습니다. 좋은 일의 원인은 영구적이라고 믿고요. 비관적인 아이는 정반대예요. 나쁜 일은 영구적일 것이고, 좋은 일은 한 번으로 그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이런 거예요.

◇친구와 다투고 난 뒤  
(낙관적인 아이) 주희가 나에게 화가 났구나. 오늘은 나랑 놀지 않으려고 하겠지.
(비관적인 아이)  주희는 날 싫어해. 다시는 나랑 놀지 않을 거야.

◇일찍 퇴근한 아빠와 신나게 놀이를 한 날  
(낙관적인 아이) 아빠는 나랑 노는 걸 정말 좋아하는구나.
(비관적인 아이) 아빠가 나랑 잘 놀아주는 걸 보니 오늘 기분이 좋은가 보다.

만약 아이가 따돌림, 실패 등의 나쁜 일을 두고 “늘”, “절대”라는 말을 자주 쓰면 비관적 사고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같은 일에 “이번에는” “가끔” 같은 말을 쓰는 아이는 낙관적인 성향이 강하고요.

좋은 일이 있을 때도 두 아이는 다르게 반응해요. 낙관적인 아이들은 좋은 일의 원인을 두고 ‘나의 능력과 특성’을 꼽을 때가 많아요. “내가 잘해서, 예뻐서, 열심히 했기 때문에” 같은 말입니다. 반면 비관적인 아이들은 좋은 일이 생겼을 때 “가끔, 오늘은”이라는 말을 잘하고요. 시간에 제한을 둡니다. “이번에 공부를 열심히 했더니 성적이 잘 나온 거야”처럼요.

②파급성: 일부 vs 전체
낙관적인 아이와 비관적인 아이는 원인을 받아들이는 정도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낙관적인 아이는 좋은 일의 원인을 더 크게 해석하지만, 비관적인 아이는 나쁜 일을 더 크게 해석합니다.  

◇축구 시합에서 졌을 때 
(낙관적인 아이) 나는 축구에 정말 자신이 없어.
(비관적인 아이) 나는 운동을 못 해.

◇수학 시험을 잘 봤을 때
(낙관적인 아이) 역시 난 똑똑해!
(비관적인 아이) 내가 수학은 잘해.

나에게 일어난 좋은 일과 나쁜 일의 원인을 포괄적으로 보느냐, 부분적으로 보느냐에 따라 아이의 삶은 완전히 달라져요. 좋은 일을 포괄적으로 해석하면 그로 인해 다른 것도 다 잘될 거라고 믿게 되지만, 나쁜 일을 포괄적으로 해석하면 작은 문제만 발생해도 큰일이 난 것처럼 느끼고, 쉽게 포기하게 되기 때문이죠.

③책임의 주체: 내 책임 vs 네 책임
나쁜 일이 일어났을 때 누구를 탓하는지도 중요한 설명 양식입니다. 책임을 자기에게 돌리는 아이일수록 비관적이죠. 그렇다고 남 탓하는 법을 가르치라는 의미는 절대 아닙니다. 문제는 ‘진짜 원인’과 상관없이 습관적으로 자기를 비난하는 거니까요.  

아이가 바람직한 설명 양식을 가지려면 자신을 ‘전면적으로 비난’하지 않고, 오로지 ‘행동’이 문제라는 걸 알아야 해요. ‘전면적인 자기 비난’과 ‘행동에 대한 자기 비난’에는 이런 차이가 있어요.

◇동생을 때려서 혼났을 때  
(행동에 대한 자기 비난) 동생을 때려서 엄마가 나에게 화가 났구나.
(전면적인 자기 비난) 나는 못된 아이야. 그래서 엄마가 나를 혼냈어.

◇시험을 망쳤을 때  
(행동에 대한 자기 비난) 이번에 열심히 안 했더니 40점을 맞았구나.
(전면적인 자기 비난) 수학 시험을 40점 맞다니. 난 정말 멍청해.

그렇다면 아이의 설명 양식은 어디에서 비롯될까요? 연구에 따르면 양육자, 교사 등 아이와 가까운 어른의 낙관적 또는 비관적 사고와 밀접한 관련이 있었습니다. 어떤 일의 원인을 깊이 생각하고, 표현하는 능력이 부족한 취학 전 아이들은 어른이 특정한 사건을 어떻게 해석하는지 유심히 관찰한 뒤, 그 방법을 그대로 따라 했어요. 특히 어른들이 어린이를 비판하는 방식에 큰 영향을 받았죠. 아이들이 꾸중을 들으면, 그 방식대로 자기를 비난하는 경우가 많았던 거예요.

과장된 비판은 아이에게 불필요한 죄의식과 수치심을 유발합니다. 아이가 잘못이나 실패를 했을 때, 성격이나 능력을 연관시키는 건 비관주의적인 사고를 기르는 데 큰 영향을 미치죠. 그래서 아이의 잘못을 언급할 땐 구체적이고 일시적인 원인을 말해야 해요. ‘노력하면 바꿀 수 있는 것’에 중점을 두고요. 예를 들면 이렇게요.

◇아이가 동생을 괴롭혔을 때
(비관적인 원인) “동생 좀 그만 괴롭혀. 너는 왜 ‘항상’ 동생을 울리는 거야?”
(낙관적인 원인) “왜 동생을 괴롭히지? 너는 원래 좋은 누나잖아. 그런데 ‘오늘’은 전혀 그렇지 않네. 네가 동생한테 사과했으면 좋겠어.”

◇아이가 축구 시합에서 실수했을 때 
(비관적인 원인) “너는 꼭 나를 닮았나 보다. 엄마도 운동에는 영 소질이 없거든.”
(낙관적인 원인) “다음에는 공을 집중해서 바라보는 연습을 해보자.”

아이들은 양육자가 자기에게 닥친 불행을 해석하는 방식도 수동적으로 흡수했습니다. 셀리그만은 아이에게 낙관주의를 가르치려면 부모가 먼저 ‘나쁜 일이 생겼을 때 새롭게 생각하는 기술’을 연습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책에서 소개된 대표적인 기술은 ‘ABC 모델’이라는 인지 치료법이에요. 문제의 원인을 다시 생각해보는 연습이죠.

여기서 A는 역경(Adversity)입니다. 나에게 찾아온 모든 부정적인 사건을 의미하죠. C는 결과(Consequence)예요. 역경이 있고 난 뒤 어떤 기분을 느끼고, 무슨 행동을 했는지를 뜻합니다. B는 생각(Beliefs)인데요. A에 대한 개인의 해석입니다.

ABC 모델에서는 B가 가장 중요합니다. 사람들은 보통 ‘역경(A)’이 곧바로 ‘결과(C)’로 이어진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역경에 대한 개인의 ‘해석(B)’이 특별한 결과를 만들기 때문입니다. 왜곡된 해석이 더 나쁜 결과를 낳는다는 걸 알게 되면 비관적으로 흐르는 걸 줄일 수 있죠. 이 사고 체계에 익숙해지기 위해 셀리그만은 A,B,C의 관계를 파악하는 연습을 매일 밤 하라고 권합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책에 실린 연습용 예제 중 하나를 소개할게요.

*각 상황별로 ‘결과(C)’가 이어질 수 있는’ 생각(B)’을 채워봅니다.  

1.역경(A): 배우자의 생일을 맞아 깜짝 이벤트를 계획했다. 금요일 저녁, 사무실 앞으로 찾아가 “데리러 왔으니 같이 퇴근하자”고 연락했더니, 배우자가 짜증스러운 목소리로 “지금은 바빠서 갈 수 없다”고 말했다.

생각(B):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결과(C): 너무 당황스러워서 배우자의 얼굴을 보고 싶지 않다.

2.역경(A): 배우자의 생일을 맞아 깜짝 이벤트를 계획했다. 금요일 저녁, 사무실 앞으로 찾아가 “데리러 왔으니 같이 퇴근하자”고 연락했더니, 배우자가 짜증스러운 목소리로 “지금은 바빠서 갈 수 없다”고 말했다.

생각(B):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결과(C): 실망스러웠지만 혼자 근사한 저녁을 먹고 집에 왔다.

ABC의 관계를 생각하는 연습은 똑같이 나쁜 일이 벌어져도, 어떤 해석을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걸 알려줍니다. 1번의 결론을 얻기 위해서는 “내가 늘 모든 걸 망친다. 배우자가 바쁜 줄도 모르고 이런 일을 벌이다니”와 같은 영구적이고, 포괄적인 해석을 해야겠죠. 반대로 2번에서는 “좋은 생각이었지만 실패했네”라거나 “오늘 일이 정말 바쁜가 보다”라는 구체적이고 일시적인 외부 원인을 들게 됩니다. 그럼 이 일로 실망할 수는 있어도 자기를 비난하고, 무조건 배우자를 원망하지는 않을 수 있어요.

이 과정에 익숙해지면 현실에서 맞닥뜨린 문제에서도 A,B,C를 따져볼 수 있게 돼요. 실제로 몇 번만 따라 해보면 우리가 얼마나 과장된 생각을 하며 별거 아닌 일을 비극으로 만들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양육자가 먼저 이러한 사고 과정을 익히면 그 변화는 아이에게 고스란히 전달될 거예요.  

아이를 낙관적으로 키워야 한다고 주장하는 양육서는 무척 많죠. 아마 대다수의 책이 그럴 겁니다. 혹시 일반적인 자녀교육 서적을 읽으며 저처럼 낙관주의의 실체를 의심해 본 경험이 있다면 『낙관적인 아이』를 읽어보세요. 낙관주의가 개인의 의견이나 짐작이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될 테니까요. 책에 소개된 이론, 테스트, 프로그램 등은 수만 명의 어른과 아이를 대상으로 30년 이상 연구해 얻은 과학의 산물이거든요.

1995년 초판 이후 미국의 스테디셀러가 된 이 책은 2010년에 국내에 번역되었는데요. 출간한 지 10여 년이 흐른 지금은 절판된 상태라 살 수 없으니 도서관에서 꼭 실물 책을 빌려보시길 권합니다. ‘정신적 면역화 작업’이라고 불리는 셀리그만의 낙관성 키우기 기술의 방법이 심도 있게 담겨 있기 때문이에요. 특히 실전에서 아이와 함께 낙관적인 생각을 연습할 수 있는 예제가 다수 수록되어 있어서 워크북처럼 활용할 수 있어요. 이 글에 소개된 방법은 지극히 일부일 뿐이죠.

책에 실린 ‘아이의 낙관 지수 측정 테스트’는 아이의 현재 상태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겁니다. 사람은 누구나 낙관적인 면과 비관적인 면을 모두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정확한 판단을 위해서는 진지한 평가를 해보는 것이 좋거든요. 이 테스트는 8~13살 사이 아이들에게 적합한 수준입니다. 특정한 사건이 일어났을 때 어떻게 행동할지를 결정하는 문제가 많은 데다가, 질문지를 다 작성하기까지 20분가량의 시간이 걸려서 미취학 아동은 답을 하기가 어려우니 참고해주세요.

아이는 당신의 카피본이다. p.140

책을 읽으며 가장 서늘하게 다가온 문장입니다. 문득 저희집 아이의 신생아기 이후 시절이 떠올랐어요. 잠결에도 뒤집기를 시도하다가 깨서 울기 일쑤였고, 거듭 넘어지면서도 다시 일어나 걷기 연습을 하던 모습이요. 생각해보면 아이들은 필연적으로 낙관성을 가지고 태어나는 것 같습니다. 실패를 무릅쓰고, 발달해야 하니까요.

셀리그만의 말에 따르면 실제로 생후 2년 동안은 아이들이 무력감에 빠지지 않는다고 하는데요. 자라면서 양육자의 사고방식에 따라 아이도 낙관성 혹은 비관성을 배운다고 하니 섬뜩하더군요. 평소 닥치지 않은 일을 앞서 걱정하느라 불안이 심한 저는 이 대목에서 마음에 돌을 하나 얹은 듯했어요. 다른 건 몰라도, 아이가 저의 예민함만큼은 닮지 않기를 바랐거든요.

그럼에도 낙관주의는 연습을 통해 기를 수 있으니까요. 오늘부터 저는 ABC 모델로 생각하는 연습을 해보려 합니다. 시작은 아이를 위한 다짐이었지만, 낙관주의 연습의 효과는 아마 양육자인 제 삶에 먼저 찾아오지 않을까요?
성소영 객원기자 ssoy419@gmail.com, jung.sune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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