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1. 108석의 백팔번뇌, 108배부터 제대로 해야

이쯤되면 가히 ‘백팔번뇌’다. 지난주 총선이 ‘집권당 108석’으로 끝났을 때 예견된 현상이긴 했다. 대통령실은 주말을 넘겨서도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총선 직후 비서실장을 통해 달랑 56자 메시지를 발표한 이후 대통령이 직접 국민과 마주하는 자리를 대국민담화로 할지, 기자회견을 할지도 불확실하다. 여당은 후유증이 더 깊다. 야당이 일찌감치 다녀간 국립묘지 참배도, 당선자 대회도 못한 채 패전 책임을 둘러싼 손가락질만 난무한다.

워낙 대패한 만큼 고심과 혼란은 불가피하다. 대승한 야당은 거칠게 대통령을 몰아치고 있다. 김건희, 채상병 특검에 영수회담 요구까지 쏟아놓고 있다. 이라는 한겨레 사설은 야권의 압박을 대변한다. 인적 개편을 놓고도 거론되는 인사들마다 야당의 비토 발언이 먼저 나오는 판이다. 경향신문은 라는 사설을 통해 이참에 야당과 거국 내각 구성을 포함한 협치를 제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라고 압박한다.

우파 성향의 매체들도 일제히 대통령의 반성과 쇄신을 요구하고 있다. 이라는 조선일보 사설이 이런 분위기를 전하고 있다. 국정기조 쇄신이 윤석열 정부에 주어진 마지막 기회임을 강조하는 중앙일보 최훈 주필의 칼럼과 ‘채상병-김여사-2000명’이라는 국정 ‘3대족쇄’부터 대통령 스스로 풀라는 동아일보 정용관 논설실장의 칼럼도 정독할만 하다. 108석에 그친 집권 세력의 108번뇌, 우선 실망한 국민에게 진심으로 엎드리는 108배 부터 필요한 시점이다.

-Pick! 오늘의 시선

한겨레 기사 | 장나래·서영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