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1. 내가 오늘 투표하면, 세상은 어떻게 달라질까

드디어 투표 날이다. 10일이다. 총선은 254개 선거구에서 치러진다. 언론은 개별 선거구를 일일이 소개하기 어려워 전체 판세에 집중한다. 전국적 지명도가 있는 후보나 후보 간 지지율 차이가 박빙인 격전지 위주로 소개한다. 유권자도 후보의 자질이나 정책보다 정당에 대한 지지도, 정당의 중심인물에 대한 호감도로 투표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전체 판세에 대한 투표는 선거 이후에 대한 기대다. 여야 모두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보다 열세라고 인정한다. 군소 야당을 묶지 않아도 여소야대(與小野大)다. 경향신문은 “3년을 가를 ‘3가지’ 선택”이란 제목의 기사를 1면 머리기사로 올렸다. 여대야소(與大野小)가 되면 윤석열 정부가 국정과제를 실현할 수 있고, 권력 누수가 연착륙할 수 있다고 전망했지만 실현 가능성은 희박하다.

다시 여소야대가 되면 윤석열 정부는 상시 위기 상태에 빠진다. 예산안·인사권 행사에 야당의 협조가 필요하고, 입법 주도권을 야당이 가져가 국정 주도권을 놓치게 된다.

야권이 국회의석 5분의3인 180석을 확보하면 심각한 권력누수로 식물대통령이 된다. 패스트트랙으로 특검법 등의 야권 단독 입법이 가능하다. 권력 중심이 대통령에서 야권으로 이동하고, 여당도 차기 주자로 권력이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야권이 200석을 확보하면 ‘레임덕’을 넘어 ‘데드덕’(조국 대표)이 된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야권이 200석을 차지하면 “김건희를 법정에서 볼 것”이라고 주장했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대통령 탄핵만 하겠느냐. 이재명·조국이 자기 죄를 스스로 사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선거 이후의 정국이 격랑에 휩싸일 것이 분명하다. 그 격랑이 더 좋은 나라, 정치로 흘러가길 기대하며 투표할 시간이다.

-Pick! 오늘의 시선

경향신문 기사|유정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