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넷째 주 <73호>

여러분,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65세 노인'은 이미 옛말이 되었지요. '액티브 시니어(Active-Senior)'는 왕성하게 활동하는 50~60대를 일컫는 말이었지만, 이제 70대까지로 더 넓어졌습니다. 앞으로의 시니어 비즈니스 생태계는 또 어떻게 변할까요? 김정근 필진이 세계에서 고령층이 가장 많은 중국의 시니어 비즈니스 사례를 소개합니다.


김정근의 시니어비즈(44) 2021.02.20
15초 짜리 동영상 앱 광고로 월 3억 버는 중국 할머니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국가인 동시에 고령층이 가장 많은 국가입니다. 유엔의 ‘2019년 세계 인구 전망’에 의하면 중국 총인구는 약 14억3378만 명입니다. 2019년 말 기준 60세(중국 은퇴연령) 이상 인구는 약 2억 540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8.1%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미국 전체 인구가 3억 2800만명(2019년)인 것을 고려하면 중국 고령층이 얼마나 많은지 알 수 있습니다. 앞으로 중국의 60세 이상 고령 인구는 계속 증가해 2025년 전체인구의 20%, 2030년에는 23%에 이를 전망입니다.

시니어 비즈니스 관점에서 중국 60세 이상은 2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첫째는 이들의 소득 수준이 높다는 것입니다. 전체 고령자의 63%가 월 중위소득인 1만 위안(약 170만원)에서 1만 5000위안(약 260만원)에 속하기 때문입니다. 1만 5000위안 이상의 소득도 8%에 이릅니다.

두 번째는 인터넷,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 활용도가 높다는 것입니다. 중국을 방문해보면 재래시장 과일 가게와 노점상 고령층도 QR코드로 쉽게 모바일 결제를 하고 있음에 놀라게 됩니다. 중국사회과학연구소에 의하면 중국 고령층의 약 55%가 인터넷을 통해물품 구매를 하고, 87.0%는 휴대폰 결제에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처럼 중국의 고령층은 인터넷,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를 사용할 수 있는 경제력 있는 ‘실버 서퍼(silver surfer)’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국의 시니어를 위한 중국 내 온라인비즈니스 사례를 알아보겠습니다.

중국 틱톡 ‘더우인’ 활용한 마케팅

‘더우인(DouYin)’은 15초의 짧은 동영상을 통해 자신을 알리는 플랫폼으로 틱톡의 중국 버전입니다. 중국에서는 틱톡 앱 대신 더우인 앱을 설치해야 합니다. 더우인은 10대만 사용하는 앱이 아닙니다. 중국 내에서는 다양한 연령층이 사용하는 플랫폼으로 60대 이상 시니어를 위한 브랜드 마케팅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세련된 시니어 여성이 옷이나 화장품 등의 영상을 올리고, 팔로워에게 나이가 들어도 세련되고 품격있는 생활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마케팅을 할 수 있습니다.

더우인 계정을 가지고 있는 가장 영향력 있는 ‘글랜드마 왕(Grandma Wang)’이 대표적입니다. 78세 왕은 2019년 11월 처음으로 동영상을 올린 후 약 6개월 만에 1400만 명의 팔로워를 거느리는 유명인이 되었습니다. 화려한 드레스에 하이힐을 신고 다양한 포즈를 취하는 영상을 더우인에 올리면 평균 약 260만명이 영상을 시청합니다.

그는 비디오 1개당 약 35만 위안(5900만원)의 광고료를 받아 매달 약 210만 위안(3억 5900만원)의 수입을 얻고 있습니다. 그녀가 입고, 사용하는 제품의 광고효과가 매우 높아 2020년 4월 기준 총 18개 품목을 소개해 약 540만 위안(약 9억2300만원)의 판매액을 달성했다고 합니다. 모바일이나 인터넷을 통해 소비하는 시니어가 많아지면서 더우인과 같은 동영상 플랫폼이 시니어에 제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중요한 도구로 활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사진·동영상 소셜미디어 메이피안

두 번째 소개할 시니어용 온라인 비즈니스 사례는 소셜미디어 메이피안(美篇)입니다. 메이피안은 글쓰기 없이 사진과 영상만을 편집해 멋진 앨범을 만들어 주고 이를 위챗, 웨이보 등 소셜 미디어에 쉽게 공유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소셜 미디어입니다. 메이피안의 주요 타깃은 시간이 많고 자신을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가 높은 중상층 시니어입니다.

자신이 다녀온 여행 또는 일상생활에서 느낀 사진과 동영상을 템플릿과 음악을 사용해 개성 있는 앨범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즉, 자신의 인생을 기록하도록 도와주는 소셜 미디어입니다. 메이피안은 1분 안에 100장의 사진, 동영상 공유가 가능합니다.

메이피안의 특징은 자신의 편집된 앨범을 위챗이나 웨이보와 같은 SNS에 쉽게 공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온라인 사진을 아날로그식 사진첩으로도 만들 수 있습니다. 현재 약 9000만명의 가입자를 바탕으로 메이피안은 전자상거래와 광고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또한 사용자의 온라인 사진을 오프라인에서 앨범으로 전환해주는 인쇄서비스를 통해 수익도 창출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쇼핑 앱 ‘고령자용 타오바오’

중국 최대온라인 쇼핑업체인 알리바바(Alibaba)에서 운영하는 타오바오는 2018년 2월 고령자용 타오바오(Taobao) 앱을 새롭게 출시했습니다. 이 앱을 도입한 이유는 중국 내 급속하게 증가하는 고령층의 경제적 잠재력 때문입니다.

실제로 2018년 당시 타오바오 소비자의 75%가 50세에서 59세 사이였습니다. 앱에는 고령층이 자녀나 친척을 자신의 계정에 함께 등록시킬 수 있는 가족계정이 있습니다. 온라인 구매 사이트의 가족계정을 통해 60세 이상 고령자가 제품에 대한 의견을 가족과 채팅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또 고령층이 자신이 사고자 하는 상품을 선택한 후 ‘나를 대신해 지불해 주세요’라는 링크를 가족에게 보내면 등록된 가족이 지불할 수도 있습니다. 고령자용 타오바오 앱은 작은 글씨가 보기 어려운 시니어를 위해 큰 글씨를 사용했고, 디스플레이 디자인도 단순화해 온라인 쇼핑을 용이하게 했습니다. 실제로 코로나19로 인해 중국 고령층의 인터넷과 모바일 사용이 크게 증가해 고령자용 타오바오의 활용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중국 내 온라인 기업은 고령화를 위기가 아닌 기회로 보고 고령층의 잠재력을 활용한 다양한 시니어 비즈니스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온라인 시장의 주요 고객으로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베이비부머 세대를 대상으로 한 사업거리를 모색할 필요가 있습니다.

강남대학교 실버산업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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