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중앙일보 프리미엄 디지털 서비스 구독자 여러분. 매주 월, 수요일 아침 뉴스 내비게이션 레터 서비스를 통해 주요 시사 현안을 정리해 드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1조 달러 클럽’에 오른 미국 반도체 회사 엔비디아와 창업자 젠슨 황 이야기입니다. 


엔비디아, ‘대만 마피아’, 외로운 한국의 칩메이커

지난달 30일 미국 반도체 제조사 엔비디아 창업자인 젠슨 황 최고경영자가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타이베이 2023 전시회에서 자사의 신제품을 발표하고 있다. EPA

검은색 가죽 재킷을 즐겨 입는 이 남자, 미국 반도체 회사 엔비디아(Nvidia)의 공동 창업자이자 현재 최고경영자(CEO)인 젠슨 황(60)입니다. 6일 현재 그의 재산 가치는 351억 달러(45조 8757억원)로 포브스 실시간 세계 부자 순위 37위에 올라 있습니다. 지난 5월13일자 어느 기사에선 그의 보유자산 가치가 211억 달러로 포브스 76위였는데 한 달도 채 안 되는 기간에 재산은 두 배 가까이, 순위는 39계단이나 급등했습니다. 그가 지분 3.5%를 보유한 엔비디아 주가가 올 들어 두 배 넘게 훨훨 날아오른 덕분입니다. 

엔비디아가 얼마 전 시가총액 1조 달러(1310조원)의 거대기업 반열에 올랐습니다. 반도체 기업이 시총 1조 달러를 찍은 건 처음입니다. 시총 1조 달러라는 기준은 단지 시장가치가 높다는 의미를 넘어서 새로운 시대를 여는 ‘뭔가’가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집니다. 

이제까지 한 번이라도 1조 달러 시총에 다다랐던 기업은 9개에 불과하고, 현재 시총 1조 달러를 유지하고 있는 기업은 애플·아마존·구글·마이크로소프트 등 5곳뿐입니다. 이 5개 기업의 면면이 화려합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기업인 사우디 아람코를 제외하면 모두 스마트폰·전자상거래·클라우드(가상서버)라는 새로운 시대를 개척한 신기술과 혁신의 상징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데스크톱 시대에 올라타고 애플이 스마트폰 시대를 열고 아마존이 전자상거래 시대를 본격화했듯이, 엔비디아가 인공지능(AI)이라는 신시장의 총아로 떠오른 겁니다. 젠슨 황은 스마트폰 시대를 연 아이폰에 비유해 “AI의 ‘아이폰 모멘트’가 시작됐다”라고 자주 얘기하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