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중앙일보 프리미엄 디지털 서비스 구독자 여러분. 매주 월, 수요일 아침 뉴스 내비게이션 레터 서비스를 통해 주요 시사 현안을 정리해 드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경기도 광역버스 입석 승차가 금지된 이후 겪는 경기도민들의 서울 출퇴근 고충을 조명했습니다. 


연어가 된 서울 출근 경기도민, 그리고 7770번 광역버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3일 오후 서울 지하철 4호선 사당역 4번 출구 인근에서 퇴근길 광역버스 탑승 현장을 점검하며 버스 기사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부분 직장인의 삶은 힘겹습니다. 출근길이 먼 사람일수록 기상 시간은 물론 근무지까지 이동하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 육체적 고단함이 더해집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어느정도의 사회적 면역이 생겨남에 따라 재택근무도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서울에 직장을 둔 경기도민의 출근과 퇴근이 더 힘들어졌습니다. 지난해 10월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 이후 경기도와 서울을 오가는 광역버스들이 입석을 허용하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가장 규모가 큰 KD운송그룹이 안전을 이유로 먼저 146개 광역버스 노선의 입석을 전면 금지하자 다른 업체들도 이에 합류하면서 11월 말부터는 경기도 광역버스 노선 318개 전체로 확대됐습니다.

규정대로라면 이미 이런 입석 금지는 예전에 시행돼야 했습니다. 광역버스 입석 승차 금지는 2014년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국토부 주도로 추진됐었지만 출퇴근 시 불편을 제기하는 민원이 많아 흐지부지됐었습니다. 2018년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전 좌석 안전띠 착용을 의무화하면서 고속도로 입석 승차 자체가 불법이 됐지만 이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광역버스에 대한 단속을 아예 하지 않는 식으로 운행을 용인해줬습니다. 이번 입석 승차 금지는 전과는 다르게 수익성을 먼저 따지려 했던 버스 회사에서 주도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고, 정부 역시 이를 되돌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문제는 같은 시간대 앉을 좌석이 충분치 않다는 겁니다. 연초 중앙일보에서는 연어처럼 광역버스 정거장을 거슬러 올라가 버스를 타는 이들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버스 출발지에서 멀어질수록 좌석이 남아 있지 않아 6대 정도의 버스를 그냥 보내는 사람들이 아예 좌석이 남아 있는 이전 정거장들로 이동해 그곳에서 버스를 탑니다. 특히 이런 현상은 북수원에서 서울 사당역을 잇는 7770ㆍ7780번 버스에서 많이 나타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