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러분의 주말을 보다 풍성하게 만들어 줄 뉴스레터 서비스 ‘문화비타민’입니다. 매주 금요일 음악ㆍ방송ㆍ영화ㆍ문학ㆍ미술 등 각 분야를 담당하는 중앙일보 문화팀 기자들이 놓치면 아쉬울 문화계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이번 주는 문화재ㆍ문학을 담당하는 김정연 기자의 이야기입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 뜻밖에 예능이 성공시킨 이 문장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

진부하게 느껴질 법한 표현이지만, 고전하던 넷플릭스 코리아 예능을 활짝 웃게 만들어준 건 말 그대로 ‘가장 한국적인 것’이었습니다. 25일 공개된 ‘코리아 넘버원’ 이야기입니다.

언뜻 보기엔 식상합니다. 유재석, 김연경, 이광수가 무형문화재 어르신을 만나 전통방식으로 함께 작업을 해보는 프로그램입니다. 정효민 PD가 예전에 했던 ‘일로 만난 사이’(tvN)의 틀에, 재료만 ‘한국 문화재’를 끼워넣은 모양새입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결과는 생각보다 알찼습니다. 4일 만에 국내 넷플릭스 시청 순위 4위에 올랐고, 넷플릭스 키즈에선 한국을 비롯해 홍콩ㆍ싱가폴 등 8개국 1위를 차지했습니다. 지난달 29일 진행된 정효민ㆍ김인식 PD의 인터뷰 자리에서 마주친 넷플릭스 관계자들의 표정도 밝았습니다. 시즌2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긍정적인 뉘앙스의 답변이 나오기까지 했습니다.

문화재를 다루는 콘텐트는 ‘노잼’으로 인식되기 십상인데, 이번엔 뭐가 달랐을까요. 사실 가장 큰 이유는 그간 없던 '주류 예능에 얹힌 문화재'라는 점입니다. 문화재를 예능의 시각으로 풀어가는 새로움이 주효했습니다.

'재미'가 기본인 예능 프로그램에서 문화재를 다루는 경우가 많지 않았던 이유는 사실 '노잼' 우려 때문입니다. '코리아 넘버원' 제작진도 시작부터 그 지점을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정효민 PD는 장인들을 직접 만나보고선 확신을 얻었다고 합니다. 그는 "노잼일 가능성을 당연히 생각했고, 그래서 조사차 장인을 만나러 다녔는데 장인들이 너무 재밌었다"며 "우리도 재밌었기 때문에 그대로 시청자들에게 전달만 하면 되겠다 싶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