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아니 함만 못 한 대통령 발언 공개 … 점점 더 멀어져 갑니다

“점점 더 멀어져 간다. …내가 떠나보낸 것도 아닌데, 내가 떠나온 것도 아닌데. 조금씩 잊혀져간다.” 노래 가사가 자꾸 되뇌어집니다. ‘점점’이라는 가사 때문인지, “점점 넌 멀어지나 봐, 그게 편해지나 봐”라는 다른 노래도 입가에 맴돕니다.

기대가 실망과 좌절의 시간을 거친 뒤 포기의 문턱에 다다른 느낌입니다. 심리학자들은 인간은 자기 보호를 위해 희망이 꺾이면 되도록 그 문제를 떠올리지 않게 설계돼 있다고 합니다. ‘단념’이죠. 그래서 우리는 애착과 애정의 대상이었던 누군가가 마음속에서 멀어져 가는 것을 두려워하나 봅니다.

애당초 형식부터 이상했습니다. 총선 뒤 처음으로 대통령이 국민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인데 기자회견도, 대국민 담화 발표도 아닌 국무회의 모두 발언 공개였습니다. 서두가 “국무회의를 시작하겠습니다. 국무위원 여러분, 국정의 최우선은 첫째도 민생, 둘째도 민생, 셋째도 민생입니다”였습니다. 국민을 향해 하는 말이 아니었습니다. “더 낮은 자세와 유연한 태도로 보다 많이 소통하고, 저부터 민심을 경청하겠습니다.” 반성과 약속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것 역시 형식은 국무위원들에게 하는 말이었습니다.

“아무리 국정의 방향이 옳고 좋은 정책을 수없이 추진한다고 해도, 국민들께서 실제 변화를 느끼지 못한다면, 정부의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입니다.” 방향이 옳고 정책이 좋으나 ‘체감’ 영역에서 부족한 게 있다는 진단이었습니다. 국민이 잘 몰라서 불만이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는 대목이었습니다.

어제 국무회의 모두 발언 공개로부터 4시간이 지난 뒤 대통령실 관계자(그의 실명을 쓰지 않는 게 대통령실과 기자단의 합의 사항입니다. ‘백 브리핑’이라는 형식의 대통령실 측 설명에는 화자의 실명을 보도하지 않게 돼 있습니다. 고쳐야 할 부분이 있는 관행입니다)가 기자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공개되지 않은 국무회의 마무리 발언에서 “대통령인 저부터 잘못했다. 국민의 뜻을 잘 살피고 받들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