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타이거 우즈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꼴찌를 한 타이거 우즈 … 그래도 희망을 버리지 않기를

2013년 디오픈 대회가 열리고 있는 스코틀랜드 뮤어필드 골프장에서 네 라운드 내내 타이거 우즈를 따라다녔던 기억이 납니다. 제가 영국 특파원이었던 시절이었고, 디오픈 취재를 위한 출장 중이었습니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선두에 두 타 차로 뒤진 공동 2위로 출발한 우즈가 과연 우승하느냐가 많은 사람의 관심사였습니다. 가장 앞서고 있던 호주의 애덤 스콧보다 우즈를 쫓아다니는 갤러리가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그가 샷을 할 때마다 관중들이 숨을 죽이고 지켜봤습니다. 그런데 티샷이 러프에 빠지는 상황이 속출했습니다. 보기가 잇따라 나오며 선두권에서 뒤로 밀려났습니다.

남은 홀이 많지 않아 우즈의 우승 가능성이 매우 낮은 상황에서도 갤러리들은 그의 열다섯 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을 바라며 추종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버디와 이글을 쏟아내며 역전 드라마를 펼칠 것을 고대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기적은 없었습니다. 결국 공동 6위로 시합을 끝냈습니다. 우승은 스콧에 5타 차 뒤진 성적으로 출발한 필 미컬슨이 차지했습니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난 2019년 타이거 우즈가 미국 마스터스 대회에서 열다섯 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을 하는 모습을 TV로 지켜봤습니다. 그의 나이 마흔셋 때였습니다. 페이트런(마스터스에선 관중을 갤러리가 아니라 페이트런이라고 표현한다네요)이 떼를 지어 그를 따라다니며 응원하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한국 시각으로 15일 새벽에 열린 마스터스 파이널 라운드 시합에서 우즈는 5오버파의 성적을 내며 컷오프를 통과한 60명 중 꼴찌가 됐습니다. 전날에 10오버파를 쳐 순위가 곤두박질하는 바람에 최하위권으로 밀려났고, 15일 라운드에선 미국 아마추어 대학원생과 조를 이뤄 경기하게 됐습니다. 우즈는 5번 홀에서 오비를 내 트리플 보기를 기록했는데요, 주말 골퍼들이 티샷 슬라이스를 내 숲에 공을 넣는 것과 비슷한 장면을 봤습니다.

그는 1975년 12월생입니다. 만 48세입니다. 몸 상태가 안 좋아 대회에 뜨문뜨문 나옵니다. 올해는 마스터스 대회 말고는 2월에 딱 한 경기 출전했습니다. 그 시합에선 2라운드 중에 감기로 인한 고열 때문에 기권했습니다. 허리 수술을 여러 번 했고, 3년 전에는 교통사고로 다리에 복합골절상을 입었습니다. 이번 마스터스 대회에서도 우즈의 다리는 온전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절룩거리며 걸을 때가 많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