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대파 문제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대파’ 논란에 파묻힌 투표 … 청개구리 심리 모르십니까?

퀴즈: 지하철역 화장실 안 낙서를 방지하기 위해 아래의 네 가지 문구로 안내판을 만들어 각기 다른 칸에 붙였습니다. 가장 효과적인 것은 어느 것이었을까요? ①‘낙서 엄금’ -역장 ②‘낙서 엄금’ -청소 아줌마 ③‘낙서하지 말아 주세요’ -역장 ④‘낙서하지 말아 주세요’ -청소 아줌마

1960년대에 미국 심리학자 잭 브렘이 한 사회 실험이었습니다. 낙서를 줄이는 데 가장 효과적인 문구는 ④였습니다. 브렘은 사람들이 “하지 말라”는 강제에 저항한다는 가설을 세우고 이를 입증하기 위해 실험을 했습니다. 그리고 금지보다 권유ㆍ청유가 사람들의 협조를 끌어낼 수 있다는 것을 실험으로 확인했습니다. 그는 “사람은 ‘하지 말라’고 하면 자유를 침해 받는다고 느껴 반발심을 갖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잭 브렘은 이런 현상에 대해 ‘리액턴스(reactanceㆍ저항) 효과’라는 명칭을 붙였습니다.

많은 사람에게 ‘청개구리 심보’가 있는 모양입니다.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어하고, 하라고 하면 하던 것도 멈춥니다. 오죽하면 이런 속담이 생겼겠습니까? ‘하던 XX도 멍석 깔아주면 멈춘다.’ 

지난 금요일과 토요일에 실시된 총선 사전투표에서 가장 화제가 된 것은 ‘대파’였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5일 투표소에 ‘유권자가 대파를 갖고 투표하러 온 경우 대파를 밖에 보관한 뒤에 투표소로 들어오게 하라’는 지침을 내렸습니다. 일부 유권자가 정부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대파를 들고 투표소에 가자 이를 막으려고 했던 것입니다. 그 뒤에 가방에 대파 그림을 그려서 들고 가거나 플라스틱 대파 모형을 들고 투표소로 가는 유권자가 나타났습니다. ‘인증샷’도 널리 퍼졌고요. “대파가 안 되면 쪽파, 실파는 되냐” 등의 질문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선관위는 6일 ‘장바구니에 든 대파를 들고 오는 경우처럼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는 목적이 아니라면 반입이 가능하다’고 설명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이미 불은 사방으로 번진 상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