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프로야구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기계 심판’에 달라진 야구장 풍경 … 정치계 도입이 시급합니다

올해 한국 프로야구에 달라진 것이 하나 있습니다. 투수가 던진 공이 스트라이크냐, 볼이냐를 기계가 판정합니다. 심판은 이 판정을 이어폰으로 전해 듣고 예전처럼 스트라이크에 ‘콜’(목소리로 선언)을 합니다. ‘로봇 심판’ 도입이라고 말하지만, 경기장에 AI가 장착된 로봇이 등장한 것은 아닙니다. 카메라와 센서, 분석 프로그램이 깔린 컴퓨터가 설치된 것입니다. 이름하여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ㆍAutomatic Ball-Strike System)입니다. 지난주 토요일부터 어제까지 나흘 동안 프로야구가 진행됐는데, ‘기계적 정확성’이 확인됐습니다. 석연치 않은 판정이 확 줄었습니다.

ABS 도입으로 야구장 풍경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우선은 볼 판정 때문에 투수나 타자가 주심에게 항의하는 모습이 사라졌습니다. 글러브를 주먹으로 치고 하늘과 땅을 번갈아 보며 억울해하는 투수, 심판을 째려보며 거칠게 더그아웃으로 돌아가는 타자가 구시대 유물이 됐습니다. 그동안 선수나 관중이 수긍할 수 없는 볼 판정이 자주 나온 것은 사실입니다. 한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볼 판정 중 8.7%가 오심이었습니다. 결정적인 순간에 나온 이상한 볼 판정 때문에 선수와 관중이 경기 결과를 온전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때가 많았습니다.

포수의 ‘프레이밍’도 보기 어려워졌습니다. 포수의 프레이밍은 스트라이크 존 바깥쪽으로 온 공을 잡을 때 포수 미트를 살짝 움직여 스트라이크처럼 보이게 하는 동작을 말합니다. 속어로 ‘미트질’이라고 합니다. 이것을 잘해야 유능한 포수였습니다. 그런데 이젠 의미 없는 동작이 됐습니다. 사람 눈을 속일 수 있어도 ABS의 카메라와 센서를 속일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낮게 들어오는 공을 잡을 때 ‘영끌’의 심정으로 미트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간절한 포수의 몸짓을 보는 재미는 없어졌지만, 그런 눈속임이 재능이 되는 민망한 현실도 사라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