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개' 싸움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개같은 정치’가 반려견 모독? … 개떡 같은 지적입니다

개맛있어, 개재밌어, 개귀여워 …. 언제부턴가 젊은 층(제 기준으로) 사이에서 형용사 앞에 ‘개’를 붙이는 게 일상적 언어 표현이 됐습니다. ‘개’가 매우, 몹시라는 의미의 접두사로 사용됩니다.

개망나니, 개잡놈처럼 ‘개’가 나쁜 쪽으로 정도가 심한 것을 뜻하는 데 쓰이다가 개이득, 개꿀처럼 좋은 쪽으로도 ‘매우’의 의미를 전하는 것으로 진화했고, 지금은 온갖 표현에 다 붙여 사용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개’를 붙인 단어가 욕설이 아닌 일상어가 된 것은 오래전이었던 것 같습니다. 개떡, 개살구, 개꿈, 개죽음처럼 질이 떨어지거나 쓸데없는 것을 표현하는 데 쓰였습니다. 욕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좋은 쪽으로 쓰이지는 않았습니다.

어제 오전에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정치가 문제가 아니라 정치를 개같이 하는 사람이 문제다”고 말했습니다. 야당이 일제히 한 위원장이 막말을 했다고 비난했습니다. 국민의힘 지지자 중에서도 “보수의 품격”을 말하며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한 위원장은 오후 연설에서는 “정치를 뭣 같이 하는”으로 달리 말했습니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애견인들의 표는 받지 않아도 상관없다는 메시지로 읽힐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애견인을 불쾌하게 만든다는 주장이었습니다. 개가 무슨 잘못이 있다고 나쁜 정치에 ‘개’를 갖다 붙이냐는 말이었습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나섰습니다. ‘한동훈에게 경고한다’는 제목의 SNS 글에서 이렇게 주장했습니다. ‘개를 모욕하지 말라! 개는 주인을 위하여 충성을 다 한다. 개는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행복을 준다. (중략) 어디다 대고 개타령인가? 반려동물 가족에게 사과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