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의사 집회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여의도에 모인 의사 3만 … 그들은 ‘성난 모범생'이었습니다

어제 오후에 여의도에 다녀왔습니다. 의사들 집회를 보기 위해서였습니다. 가기 전 제 예상보다 참여자가 많았습니다. 여의도 공원 11번 출구 옆부터 마포대교 남단 입구까지 길이 약 300m, 폭 35m가량이 사람의 숲이 됐습니다. 앉은 사람 없이 모두 촘촘히 서 있었습니다.

제 눈에는 3만 명쯤 모인 것으로 보였습니다. 저는 잠실 야구장을 기준으로 군중 수를 짐작합니다. 잠실 야구장이 만석이 될 때 관중이 2만6000명입니다. 경기가 끝나고 사람들이 밖으로 몰려나오면 2만6000명이 얼마나 많은 것인지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서울 도심에서 노조나 시민단체의 집회를 하면 주최 측에서 수십만으로 참석자 규모를 말하는데, 사실 10만도 되지 않습니다. 어제 그 집회가 민주노총 같은 노동 단체에서 연 것이면, 10만 명 이상 모였다는 주장이 나왔을 듯합니다. 어제 집회를 주관한 의사협회는 “4만 명이 넘는다”고 모인 사람의 수를 말했습니다. 이 정도면 매우 ‘양심적’인 추산입니다. 어제 일부 언론이 참석자 수를 1만 명으로 보도했습니다. 현장을 봤다면 그런 기사는 나오지 않았을 것입니다.

의사들이 제약사 영업 사원에게 집회 참석을 종용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일부 그런 경우가 있었을 수도 있지만, 집회 규모에 별로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참석자들은 지역 또는 전공 분야의 의사회 깃발 아래에 모였습니다. 제약회사 직원이 그 안에 가 있기는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언론이 이런 자극적 기사의 틀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집회는 두 시간가량 진행됐습니다. 이례적인 모습이 많이 보였습니다. 백발이 성성한 노 의사부터 20대 의대생까지 연령층이 다양했습니다. 집회장 옆에는 경찰이 소음을 측정하는 차량을 가져다 놓았는데, 그 차량의 대형 스크린에 찍힌 소음 수준은 65㏈이었습니다. 낮 집회의 최고 기준은 95㏈입니다. 노조의 도심 집회에선 95㏈을 자주 초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