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윤일'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4년에 한 번 오는 날 … 짐이 아닌 선물 같은 하루 될 수도

오늘은 4년에 한 번 오는 날입니다. 방학 중인 학생에겐 등교하지 않아도 되는 날이 하루 더 생긴 것이고요, 직장인은 같은 월급에 하루 더 일합니다.

한자어 표현으로는 윤일(閏日)이고, 영어로는 ‘leap day’입니다. 지구의 태양 공전 주기가 365일이 아니라 365.242190일이라서 4년에 한 번은 달력을 366일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데 모든 4의 배수인 해에 2월 29일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끝 두 자리가 00인 해(1900년, 2100년 등)에는 2월의 마지막 날이 28일입니다. 끝자리가 00이어도 그 앞 두 자리가 4의 배수인 해(2000년, 2400년)에는 2월 29일이 있습니다. 공전 주기가 365.25일이 아니라서 이렇게 복잡하게 보정해야 합니다.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양력(그레고리력)이 서양에서 사용되기 시작한 16세기부터 쭉 그래왔습니다. 우리나라는 1896년 1월 1일에 양력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보통은 4년에 한 번, 어떤 때는 8년에 한 번 2월 29일을 맞으니 특별한 일이 많이 생깁니다. 이날 태어나면 생일을 4년(드물게는 8년)에 한 번 맞습니다. 결혼하면 결혼기념일이 그렇게 됩니다. 그래서 가급적 결혼과 출산(조절이 가능한 경우)에 이날을 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일부 국가에서는 2월 29일에 태어난 아이의 출생 등록은 2월 28일로 합니다. 3월 1일로 하는 나라도 있습니다. 법적, 행정적 문제를 피하기 위한 것입니다.

날 수가 아니라 달 수로 기간을 따지는 일에 2월 29일은 손해를 유발하기도 합니다. 군 복무 기간에 이날이 있으면 하루를 더 군에 있게 되죠. 교도소에서 수형 생활을 하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반적으로 징역 판결은 월이나 년 단위로 합니다. 이 때문에 수형자가 평등권이 침해됐다며 헌법소원을 낸 적이 있었는데요, 헌법 재판소가 기각했습니다.

10여 년 전에 한 시민단체가 2월 29일이 있는 달에 은행들이 하루치 대출 이자를 더 받으면서도 예금주들에게는 28일치 이자만 줬다는 사실을 확인해 문제로 삼았습니다. 이 일을 계기로 금융기관들의 얌체 행각이 끝났습니다. 당시 시민단체의 계산으로는 전국 금융기관들이 이런 방법으로 취한 부당 이득이 2012년에만 약 2700억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