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6.1 Thursday #34
안녕하세요, 팩플 Weekly 구독자님!
저는 오늘 팩플 오리지널을 소개 드릴 심서현 기자입니다.


‘배운 사람들은 이렇게 싸우는구나…’


과장 조금 보태면, 요즘 제가 네이버나 구글만큼 자주 접속하는 사이트는 논문 PDF 제공 사이트인 아카이브(arXiv)와 연구자 정보 사이트인 구글 스콜라입니다. 최근에 AI 모델의 성능에 대한 각종 연구 논문이 쏟아지고 있어서인데요. 논문 초록(abstract)을 읽다 보면 이것이 식자들이 싸우는 방식인가, 싶습니다. ‘얼마 전 나온 그 논문’이 틀렸다는 내용의 새로운 논문이 나오고, 그러면 이쪽 박사들이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그 논문을 소개하며 의기양양하고… 이런 풍경들이 펼쳐집니다.

지금 AI 업계는 전쟁 중입니다. 비즈니스 전쟁은 물론이고 기술과 연구 발표, 인터뷰 등으로도 대결합니다. ‘AI 4대천왕’이라 불리는 4인-제프리 힌튼, 얀 레쿤, 요수아 벤지오, 앤드류 응 교수-과 샘 올트만 오픈AI CEO 등, 내로라 하는 AI 전문가들 사이에서 생성형 AI의 효용과 성능, 일반인공지능(AGI)의 가능성, AI 규제에 대한 견해 등이 첨예하게 나뉘거든요.


트위터에서 대놓고 남의 회사 저격하는 건 일론 머스크의 일인 줄 알았는데요, 요새 AI 업계에서 상당히 흔합니다. 오픈AI 진영의 연구자가 메타 진영의 AI 정책을 비판한다든지, 얀 레쿤 교수가 한때 스승 격이었던 (박사후 과정생- 교수) 제프리 힌튼 교수의 견해가 틀렸다고 직격한다든지 하는 일 말입니다. ‘그 기술이 대체 뭔지’, ‘어디서 견해가 갈리는지’ 파악하느라 휴먼 브레인 프로세서에 발열이 일어나는 건 기자들의 몫입니다.


생각해보니 테크 취재가 이랬던 적이 10여년 전에도 있었습니다. 2011년 애플과 삼성이 스마트폰 특허 전쟁을 시작하자 한국 IT 기자들은 미국 특허청(USPTO)의 각종 특허 자료를 검색하며 ‘내가 특허 변호사인가, 아니면 캘리포니아 북부지법 새너제이 지원 출입기자인가’ 헷갈려 했습니다. 이건 가장 좋은 날의 데자뷰가 아니라 가장 머리 아픈 날의 데자뷰네요.


싸움이 치열한 건 얻을 게 커서입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지금은 AI의 아이폰 모먼트’라는 말처럼, 산업계는 이미 AI를 중심으로 생태계 재편에 돌입했습니다. 어느 기술, 알고리즘, 혹은 규제 논리가 우세하느냐에 따라 생태계 주도권이 바뀌기에 치열한 다툼이 벌어지는 거고요.



팩플 오리지널

챗GPT 하루 유지비만 9억…

네카엘스크, 싹 바꿔야 산다

💬 목차
1. 생태계가 다르다: AI 시장 조감도
2. 플레이어가 다르다 : MS부터 네카오까지
3. 비용이 다르다① : AI 반도체 대전
4. 비용이 다르다② : AI 개발 도구들
5. 투자가 다르다 : 큰 그림, 서비스 선점
6. 협력이 다르다 : 스타트업 쟁탈전
※ 6월 2일 팩플 오리지널에선 ‘AI 생태계’ 전쟁 Part 2를 공개합니다.

16년 전 ‘아이폰 모먼트’ 후 모바일 생태계가 펼쳐졌고, 한국은 초기 우왕좌왕했지만 빠르게 생태계에 적응, 반도체·디바이스와 B2C 애플리케이션 영역에서 몫을 제법 챙겼습니다. 생각해보면 모바일 시대 이전 삼성전자와 이후 삼성전자의 글로벌 인지도와 위상은 비할 수 없죠. 흔히 말하는 ‘네카라쿠배’와 엔씨소프트·넷마블 같은 게임사들은 모바일 영향력 때문에 한국 밖에서도 관심받는 회사들이 되었고요.


그러나 판은 영원하지 않습니다. 챗GPT 모먼트 후 마치 세포분열하듯, 초거대 AI 기술을 중심으로 반도체, 컴퓨팅, 클라우드, SaaS, 검색, 오피스웨어, 각종 B2C 서비스 등 업계가 줄줄이 영향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그 범위가 테크 기업에 그치지 않는다는 겁니다. AI는 생각도 안했던 회사에 직격탄, 혹은 점프업 기회를 안길 수 있습니다.


글로벌과 국내 흐름에 유사점도 있습니다. 모바일 시대에 다소 뒤처졌던 마이크로소프트(MS)가 AI 생태계에서는 주도권 잡기 선제공격에 나섰고, 국내에서도 모바일 아픔을 지닌 LG가 AI연구원을 세우는 등 남들보다 일찍 움직이고 있습니다. 검색 공룡으로 누구보다 오래 AI를 연구해 기술력을 갖췄지만 어떤 서비스를 내놓을지 고민한다는 점에서 구글과 네이버의 상황도 닮았습니다.

AI 생태계는 대체 어떻게 구성되는지, 주요 플레이어는 누구인지, 한국 AI 산업에 빠진 구멍은 무엇이며 어떻게 채워야 하는지, 저와 김인경, 윤상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AI 산업은 현재 세포분열 중이라, AI 일타강사도 정돈된 커리큘럼도 없더군요. ‘장님 여러 명이 코끼리 샅샅이 만지면 파악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AI 기업들과 전문가들에게 묻고 들으며 AI 생태계를 더듬었습니다. 이번 리포트는 꼭 읽어주시고, AI 새판짜기 중 내 자리는 어딘지 가늠해 보셨으면 합니다. 앞으로 펼쳐질 AI시대에 독자님은 꽃길, 아니 GPU길만 걸으세요. 기사 보러 가기 GO!


팩플 인터뷰

스타트업 투자의 미래는 '데이터'다.

홍경표 마크앤컴퍼니 대표

안녕하세요, 이번주 팩플 인터뷰어 민경원 기자입니다.


여러분은 요즘 어떤 스타트업에 관심을 가지고 계신가요. 저는 지난 4월 ‘설거지ㆍ분리수거도 돈 된다…요즘 집밖 이모님 전성시대’ 기사를 쓰면서 홈서비스 시장을 들여다 봤는데요. 모바일 세탁 서비스 ‘런드리고’(의식주컴퍼니)와 ‘세탁특공대’(워시스왓) 정도만 이용해 봤던 제게는 완전 신세계였습니다. 문 앞에 쓰레기를 놓아두면 대신 버려주는 ‘오늘수거’(어글리랩)까지 안 되는 게 없더라고요. 당장 써 보고 싶은 서비스도 많았는데 저만 그런 게 아니었나봐요. 시장조사업체 데이터 브릿지 마켓 리서치는 ‘온라인 온디맨드 홈서비스’ 시장이 2021년 34억5600만 달러(4조5860억원)에서 2029년 63억9681만 달러(8조4890억원) 규모로 연평균 8%씩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세척 스타트업 ‘뽀득’처럼 새로운 스타트업을 알게 되면 저희도 기사를 쓰기 전에 이 회사가 과연 믿을 만한 곳인가 하는 나름의 검증 과정을 거칩니다. 스타트업 DB 플랫폼에서 설립 연도와 서비스 출시일, 투자 유치 규모 등을 확인해보고, 투자사에 연락해 투자를 결정하게 된 이유를 물어보기도 합니다. 팩플 독자들에게 소개할 만한 타당한 근거가 있어야 하니까요. 그렇게 취재를 하던 중 스타트업 성장분석 플랫폼 ‘혁신의숲’을 알게 됐는데요. 트래픽, 소비자 거래지수, 고용인원, 투자유치 시점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3개년치 타임라인부터 소비자의 성별, 연령, 가족구성 및 소득 수준 등 소비자 유형분석까지 상세한 정보가 나와 있더라고요. ‘도대체 어떻게 이런 정보를 알고 있는 거지’ 궁금한 마음에 혁신의숲 운영사 마크앤컴퍼니의 홍경표 대표에게 인터뷰를 청했습니다.

마크앤컴퍼니는 생각보다 더 다양한 일을 하고 있는 회사였습니다. 2019년 액셀러레이터(창업기획사ㆍAC)로 시작해 창업 초기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투자사이기도 했습니다. 2006년 벤처 암흑기에 첫 창업을 하고, 2013년 한화 드림플러스 투자총괄로 자리를 옮긴 홍 대표는 “스타트업 투자의 미래는 데이터에 있다”고 확신했습니다. 2017년 지하 5층, 지상 20층 공유오피스 드림플러스 강남 개관 작업을 진행하고, 이곳에 입주할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대기업 및 투자사를 연결하면서 이들 모두에게 믿을 만한 데이터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데이터를 쫓다 보면 “투자할 곳도, 투자를 받을 만한 곳도 보인다”고 하더군요. 해외에서도 미국 안데르센 호로위츠(a16z), 유럽 EQT벤처스 등 자체 DB 플랫폼을 운영하며 투자를 병행하는 곳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스타트업이 무럭무럭 자라는 울창한 숲을 꿈꾸는 만큼 스타트업의 애로사항을 해결하는데도 열심입니다. 이사라면 진절머리가 나는 스타트업 대표들을 위해 부동산 중개법인 밸류업과 함께 사무실 중개 서비스 ‘스타트업 집사’를 기획하고, 쥐꼬리만한 한도에 고통받는 재무 담당자들을 위해 핀테크 플랫폼 고위드와 함께 ‘스타트업 법인카드’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영화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홍반장’(2004)처럼 홍반장 기질이 다분하더라고요.
마크앤컴퍼니 이름을 짓는 데 영감을 준 영화 ‘마션’과 ‘아이언맨’ 포스터. 사진 각 영화사
혹시 대표님 영어 이름이 ‘마크’냐고 물으니 영화 ‘마션’(2015)과 ‘아이언맨’(2008) 얘기를 꺼내더군요. 척박한 화성에서 살아남은 마크 와트니와 마크 1, 마크 2 등 진화하는 아이언맨 수트 이름처럼 모든 스타트업이 살아남고 커나가는데 동반자가 되고 싶다면서요.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를 둘러싼 더 많은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인터뷰 보러 가기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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