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7.27 Thursday #42
안녕하세요, 팩플 Weekly 구독자님!

지난 일주일도 잘 지내셨나요? 팩플 박수련 팀장입니다.

오늘은 제가 팩플 오리지널을 소개해드리고, 여름 휴가철을 맞아 여러분과 책 얘기도 좀 나눠보려고 합니다.

저는 누군가의 집이나 사무실에 가면 책상이나 책꽂이를 둘러 봅니다. 창업가나 기업가들을 만나면, 어떤 책 읽는지 물어보기도 하고요. 그 시점의 그 사람 혹은 그 기업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거든요. 지난 1월엔 팩플에서 국내 대표 창업가와 기업가들에게서 책을 추천 받아 여러분께 소개해드렸었고요.

제가 취재하며 기억에 남은 책장 중 하나는 2015년(세상에, 벌써 8년 전이네요!) 9월 중국 항저우에서 본 잭 마(마윈) 알리바바 창업자의 것이었습니다. 이 회사가 뉴욕증시에 상장한 이듬해 인터뷰 하러 그의 집무실에 갔었는데요. 무협지 매니아답게 진융의 의천도룡기』, 『천룡팔부전집이 책장에 쫙 꽂혀 있었습니다.

영어 책들도 꽤 있었어요. 월가 100년의 역사에서 네 번의 하락장을 분석한 『Anatomy of the Bear』(국내 번역서 제목은 베어마켓), 미국 거대 자산운용사 캐피탈 그룹을 다룬 『Capital : the story of long-term investment excellence(위대한 가치투자자 캐피탈 그룹), 2008년 금융위기의 원인을 분석한 헨리 카우프만의 The Road to Financial Reform(국내 미출간), 리더십의 다섯가지 원칙을 소개한 Leadership Code(리더십 코드), ‘자연 자본’이란 개념으로 지속가능한 투자와 성장을 주장하는 Nature’s Fortune(나는 자연에 투자한다) 등이 있었습니다. 기업공개의 여운, 금융 등 신사업에 대한 연구, 후계 육성의 고민이 느껴지는 리스트였습니다.

하지만 잭 마의 책장에서 저 책들은 진작에 다 사라졌을 겁니다. 마 회장은 중국 정부의 금융 정책 무능에 쓴소리한 대가를 지난 3년간 호되게 치렀지요. 기업가치는 3년새 1100조원 가량 떨어졌고, 그가 야심만만하게 키우던 금융 자회사(앤트그룹)의 상장은 무한 연기됐습니다. 알라바바란 기업도 6개로 쪼개졌습니다. 중국 기업가들의 금기란 뭔지, 중국식 자본주의의 뿌리엔 뭐가 있는지 전 세계에 보여준 사례가 아닐 수 없습니다. 요즘 그는 무슨 책을 보고, 무슨 생각을 하고 지낼지 사뭇 궁금하네요.



팩플 오리지널

2023 여름이 끝나기 전에...
팩플 추천 이 책 어때요?

📚 팩플's Summer Reading

1. 케이트 크로퍼드의 『AI 지도책』

2. 크리스 밀러의 『칩 워』

3. 스콧 갤러웨이의 『플랫폼 제국의 미래』

4. 로빈 호가스, 엠레 소이야르의 『경험의 함정』

5. 존 도어, 래리 페이지의 『OKR』

6. 이나모리 가즈오의 『이나모리 가즈오의 마지막 수업』

7. 헬렌 맥도널드의 『저녁의 비행』

8. 미즈키 시게루의 『미즈키 시게루의 일본 현대사』



요즘 제 책장엔 자연과학이나 역사 책이 많은 편입니다. 기업/경영/기술 분야 책도 많이 삽니다만, 인공지능 같은 거대한 변화가 일렁일 땐 한 걸음 떨어져 그 변화를 관조하는 데 참고가 되는 책에 손이 갑니다. 제 나름대로 생각의 균형을 잡는 방법이에요.

이번주 팩플 오리지널에선 테크놀러지와 비즈니스를 취재하는 팩플 기자들의 독서 목록을 공개합니다. 기자들이 읽고 독자들께 추천하고 싶은 책 8권을 골랐습니다. 분야는 다양하지만 평소 팩플 기사를 읽으셨다면 더 유익하게 보실 수 있는 책들입니다. 기자 1명이 1권씩 고르고, 왜 지금 그 책을 추천하는지 이유도 자세히 썼는데요, 기자들의 개성과 안목이 묻어납니다.😊 여러분은 이중에 어떤 책부터 읽고 싶으신가요? 지금 확인하시고 골라 보세요!👉팩플’s Summer Reading 📖 보러 가기

더중앙플러스에서 이 기사를 먼저 읽은 독자님들 중 몇 분은 추천 책을 피드백으로 보내주셨어요. 여러분께도 소개 드립니다. 고도 성장기가 지난 일본 사회의 구조적 우울을 짚은 일본 정신과 의사의 책 『배부른 나라의 우울한 사람들』, 그리고 올해 국내에도 번역된 『컬티시:광신의 언어학』을 추천해주신 분들이 있었는데요. 컬티시는 SNS, 인플루언서, 각종 음모론 등에 숨은 컬트(숭배) 언어를 해부한 책이라고 합니다. 저는 두 권 모두 읽을 책 목록에 추가했습니다. 좋은 책 추천해주신 독자님들, 감사합니다.

혹시 저희가 놓친 책 중에 팩플 구독자들께 혹은 저희 기자들에게 강력 추천하고 싶은 책 있으신가요? 있다면 꼭 알려주세요! 다음 뉴스레터 때 소개하겠습니다. 👉내가 고른 책? & 내가 추천할 책?


이어지는 김인경 기자의 인터뷰 소개글도 재밌게 봐주시고요. 저희 팩플과 함께 남은 여름도 시원하게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팩플 인터뷰

겜덕이 만드는 ‘배그’의 넥스트

이강욱 크래프톤 딥러닝 본부장


안녕하세요, 이번주 팩플 인터뷰어 김인경 기자입니다.

독자 여러분, 평소에 게임 자주 하시나요? 게임시장조사업체 뉴주에 따르면 2021년 기준한국의 게임 이용자는 3300만명이라고 합니다. 전체 인구의 약 65%가 게이머인 셈입니다. 저도 가끔 게임을 하지만, 분류를 하자면 ‘나는솔로’파입니다. 혼자만 하는 게임을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웬만하면 PC방보다는 주로 집에서 게임을 하는 편입니다.

어릴 땐 종종 사촌들을 따라 PC방에 가기도 했습니다. ‘스타크래프트’나 ‘바람의나라’, ‘포트리스’ 같은 게임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어른이 되어서는 ‘오버워치’, ‘배틀그라운드’ 같은 게임을 시작할까 말까, 간을 봤었고요. 그런데 나이를 먹을수록 ‘팀전’은 왠지 부담되더라고요. 단체로 하는 게임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겐 점점 게임의 진입장벽이 높아지는 것 같았습니다. 초보라 힐러(healer·지원군) 역할을 맡곤 했는데, 힐도 딜(공격)도 못하면서 어정쩡하게 팀원들을 따라다니다(사실 따라다닐 수 있으면 다행입니다. 거의 일찌감치 죽었던 것 같습니다) 팀이 지면 누가 뭐라하지 않아도 미안함에 마우스를 놓게 됐습니다.

그래서 언젠가부터는 쭉 혼자 게임을 하게 됐습니다. 처절하게 패해도, 결과를 혼자 짊어지는 게 마음이 편해서요. 까불다 어이없게 죽어도, 황당한 실수를 계속 반복하고, 게임에 적응하는 시간이 길어도 혼나지 않을 게임만 골라서 했습니다.


저하고 취향이 비슷하신 분들이 있다면, 게임 하나 추천 드립니다. 림보(LIMBO) 제작사인 플레이데드(Playdead)가 만든 인사이드라는 게임인데요. 2018년 출시작입니다. 공포퍼즐게임이고 연출이 수려합니다. ※주의: 이어폰 꼭 껴야 합니다, 그런데 좀 무섭습니다. 불 켜고 플레이하세요.

그런데요, 이달 11일 발행된 오리지널 리포트 <NPC들끼리 뒷담화한다…AI가 게임 만나자 벌어진 일>을 취재하면서 ‘앗, 나에게도 새로운 세계가 열리나’ 싶었습니다. 엔씨소프트·넥슨·크래프톤 등 게임사들이 준비하는 미래엔 초보 게이머의 온보딩(onboarding, 적응을 위한 교육)을 위한 ‘게임 도우미’가 있더라고요. 자유롭게 대화하는 NPC는 물론이고요. AI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만큼, 수년 안에는 게임사별로 특색 있는 AI들을 만나볼 수 있을 듯합니다. 그리고 이 가운데서도 특히 크래프톤은 게임 안의 친구 ‘버추얼 프렌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대체 가상친구로 뭘 하려는 건지, 또 가상친구는 무엇을 어디까지 할 수 있는 건지 궁금했습니다. 버추얼 프렌드를 만들고 있는 딥러닝본부를 인터뷰하게 된 계기입니다.
딥러닝본부를 이끄는 이강욱 본부장은 이력이 독특합니다. 스타크래프트 같은 게임을 직접 만들고 싶어서 처음 프로그래밍을 배웠다고 하고요. 한때는 북미 프로게이머로도 활동했다고 해요. 지금은 미국 위스콘신 매디슨 대학에서 전기컴퓨터공학과 조교수로 근무하면서 딥러닝본부장을 겸직 중입니다.

게임을 좋아하는 연구자가 상상하는 게임 안의 친구는 어떤 모습일까요? 혼자 게임을 하면 옆에서 훈수도 두고, 때론 친구처럼 혹은 연인처럼 대화도 주고받을 수 있습니다. 하나의 게임에만 속해 있는 게 아니라 여러 게임을 오가기도 하고요. 다양한 가능성을 위해 ①게임실력도 있고 ②대화가 가능하고 ③내 얘길 잘 기억하는 AI를 만드는 중이라고 합니다. 일단 기본적인 기능이 갖춰진다면 다양한 캐릭터·활용법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상상도 해봅니다. AI라서 할 수 있는 통계·분석을 근거로 스카우터(만화 드래곤볼에 나오는 전투력 측정기)처럼 딱 보면 답을 착착 주고, 전략 수립도 도와주는 똘똘하고 충직한 부하가 있다면? 또 이런 상상도요. 먼 훗날 가상친구가 게임 안팎에서 흔해진다면 ‘실친(실제친구)’와 가상친구의 경계가 흐릿해지지는 않을까요? 실친보다 나를 더 잘 아는 가상친구는 나에게 어떤 존재일까요? 무한한 상상의 나래를 펼치면서 이번 인터뷰를 읽으신다면 재미가 더 클 것 같습니다. 그럼 인터뷰 보러 가실까요?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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