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레터 vol 27



알고 먹으면 더 맛있다. 도심에서 텃밭을 일구는 도시농부 옥수수 에디터가 전하는 식재료 이야기 '요리팁 조리팁'의 이번 주 에피소드는 쌀입니다.


안녕하세요. 농부인 아버지께 어릴 때부터 땀 흘려 기르는 농산물의 소중함을 배워온 쿠킹 에디터 '도시농부 옥수수'입니다.


여러분, 식당에서 주문한 음식보다 밥맛에 감탄한 적 없으세요? 좌르르~ 윤기 도는 밥을 한 숟가락 먹었는데 적당히 찰진 쌀알이 입안에 퍼지면서 눈이 번쩍 뜨이는 경험이요. 씹을수록 배어 나오는 단맛에 자꾸만 우물거리게 되죠.


롯데마트에 따르면 코로나 19로 인해, 밥맛에 눈을 뜬 분들이 많아지면서 쌀의 소비 패턴이 달라졌다고 해요. 특히 프리미엄 품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요.(관련 기사 더 보기) 실제로 밥맛이 좋으면 기본 찬도, 음식도 맛있기 마련이잖아요. 밥은 우리 음식의 기본 중 기본이기 때문이죠. 오늘은 맛있는 밥맛의 비밀에 대해 알아볼게요.



INTRO 밥맛의 차이



단백질 적고 갓 도정한 쌀을 골라요


학창 시절 밥은 탄수화물이라고 배웠을 텐데, 사실 밥은 탄수화물의 단일 성분은 아니에요. 쌀의 영양성분을 살펴보면 탄수화물과 단백질, 수분, 그 외 성분으로 구성됩니다. 보통 단백질 6%, 탄수화물 77%, 수분 16%, 그 외 성분 1%로 돼 있어요.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것은 ‘단백질’이에요. 단백질 함량에 따라서 밥맛이 달라지기 때문이에요.


단백질이 많아야 밥맛이 좋을까요? 적어야 밥맛이 좋을까요? 정답은 ‘낮을수록’ 좋습니다. 단백질 함량이 높은 쌀로 밥을 지으면 금세 굳어져 밥맛이 떨어져요. 단백질 함량은 낮고 탄수화물 함량은 높을수록 맛있는 쌀인 거죠. 우리가 흔히 밥맛 좋다고 알고 있는 ‘고시히카리’ 품종은 단백질 함량이 5.6% 정도예요.


단백질 말고도 밥맛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도정 날짜예요. 전문가들은 쌀을 언제 빻았느냐에 따라 밥맛이 달라진다고 말해요. 왜냐면 도정할 때 수분이 증발하기 때문이랍니다. 도정한 지 오래된 쌀로 밥을 지으면 맛있는 밥을 상징하는 윤기가 돌지 않는다고 해요. 도정한 지 오래된 유명 브랜드 쌀보다 차라리 갓 도정한 일반 쌀이 오히려 더 맛있다는 사실! 꼭 기억해두세요.


쌀, 품질 표시 보고 사세요



밥맛에 영향을 미치는 게 또 있어요. 어디서 생산했는지, 어떻게 재배했는지, 날씨는 어땠는지, 어떻게 탈곡하고 건조했는지 등 쌀이 생산부터 수확, 도정에 이르는 전 과정이 밥맛에 영향을 줍니다. 하지만 이것을 하나하나 따지면서 쌀을 고른다고 생각하면 어떠세요? 밥맛이 뚝 떨어지고 말 거예요.


쌀 포대에 표시된 ‘양곡 표시제’를 확인하면 간편해요. 양곡 표시제는 쌀의 품질 정보 표시라고 보면 돼요. 미곡, 맥류, 두류, 잡곡류 등을 판매할 때 품목, 원산지, 판매원 정보, 생산연도, 품종, 도정연월일, 등급 정보를 표시하도록 하는 제도예요. 특히 2019년부터 시행된 쌀 등급제에 따라서 쌀의 등급을 표기하도록 했으니 이 부분을 꼭 확인하세요.


쌀 등급은 특, 상, 보통 그리고 등외로 나뉘어요. 수분 정도, 낱알의 깨짐, 변색, 손상된 정도에 따라 등급이 부여되는데, ‘특’ 등급은 쌀 중 손상되지 않는 낱알의 비율이 96% 이상인 경우로, ‘완전미’라고 하죠. 여기에는 흑미나 향미 등을 제외한 멥쌀만 해당된다고 해요.


단백질 함량에 따라서도 3등급으로 구분해 표시하는 쌀도 있어요. 단백질 함량이 6.0% 이하면 수, 6.1~7.0이면 우, 7.1% 이상이면 미로 표기합니다. 아직은 권장 사항이라 모든 쌀에 표기된 건 아니에요.


어떤 쌀 드세요



마트는 넓고 쌀 종류도 많습니다. 쌀도 품종에 따라 미세하게 맛의 차이가 있습니다. 내 입맛에는 어떤 쌀이 더 맞는지 한번 골라보는 것은 어떨까요.


신동진 국내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품종으로 부안을 비롯한 전북에서 많이 재배하고 있어요. 신동진은 다른 쌀과 비교했을 때 밥을 지으면 밥알이 1.3배 정도 커서 씹는 맛이 좋고, 수분은 적어 꼬들꼬들한 식감을 가지고 있어요. 반면 찰기는 적은 편이에요. 그래서 볶음밥이나 리소토 등으로 요리하기 좋아요.


수향미 화성시에서 농가와 계약재배를 하고 가공 과정을 거친 특화된 쌀이에요. 수향미의 슬로건은 ‘밥만 먹어도 맛있는 쌀’이에요. 먹었을 때 구수한 냄새가 나고, 누룽지 맛이 나는 게 특징이에요. 이런 독특한 향이 싫다면 다른 품종의 쌀과 섞어 먹는 걸 추천해요.


오대쌀 비무장지대 인근의 청정 지역에서 재배되는 철원 지역 특산 쌀이에요. 이곳은 현무암 화산층 지대라 물에 마그네슘, 철분 등의 미네랄이 녹아 있어 밥맛이 더 좋다고 해요. 밥의 노화가 느린 편이라 찬밥으로 먹었을 때 가장 맛있는 쌀이라고 소개하고 있어요.


삼광쌀 우리나라에서 재배하는 쌀 중 최고 등급으로 꼽히는 쌀이에요. 부드럽고 찰진 식감을 가지고 있는데, 밥맛이 추정쌀보다 우수하다고 알려져 있어요.


하이아미 이름이 ‘하이아미’가 된 것은 필수 아미노산 함량이 높아서예요. 백미의 필수 아미노산(8종)의 총 함량이 다른 쌀 대비 31% 정도 높다고 해요.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나는 게 특징이에요.


고시히카리 일본에서 개발한 품종으로, 밥맛이 좋아 많은 사람이 선호해요. 밥을 지으면 유독 하얗고 매끈하게 윤기가 흐르면서 찰기를 가지고 있어요. 쌀 자체의 맛이 강해 고기 요리나 간이 강한 반찬과는 잘 어울리지만, 볶음밥이나 초밥에는 어울리지 않아요.


추정(아키바레) 일본에서 개발됐는데, 투명도가 높고 윤기나 찰기가 있어 밥맛이 좋아요. 고슬고슬한 식감도 특징입니다. 밥맛이 좋기로 유명한 이천 쌀은 추정 품종을 많이 재배합니다.



쿠킹에서 찾았습니다.

'밥 한 그릇이면 충분해'


달달한 양념에 숯불향까지, ‘부타동’


“양념한 돼지고기를 구워 밥 위에 올려낸 부타동은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만한 맛이에요. 달달한 양념과 부드러운 돼지고기, 여기에 숯불향까지! 밥 한 공기로는 부족해요!”



담백하고 고소해 ‘아보카도솥밥’


“숲속의 버터라고도 불리는 아보카도는 특유의 고소하고 기름진 맛이 특징인데요. 이 맛이 밥과도 정말 잘 어울려요. 베이컨 대신 명란을 넣어도 좋고요. 먹을 땐 고추냉이와 함께 먹으면 더욱 맛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