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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바다, 위기의 탄소저장고

바다는 인간이 배출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탄소저장고이자 달궈진 지구의 열을 흡수하는 냉장고 역할을 한다. 하지만, 올해 전 세계 바다는 전례 없이 뜨거워지면서 그 기능이 무너지고 있다. 가속화되는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해양 생태계가 붕괴되고 바다는 고유의 탄소저장 능력을 상실할 위기에 처한 것이다. 중앙일보는 창간 58주년을 맞아 동해부터 대서양·인도양·북극해까지 기후변화가 전 세계 해양에 미치는 영향을 추적하고 지구의 푸른 폐, 바다 환경을 회복하기 위한 대안을 모색한다.

기사 14개

2024.03.20 13:01

'따뜻한 탄산수'가 돼버린 바다…산호초에 미친 충격적 결과

산호를 초정밀 전자저울에 올려놓은 벡 박사는 "실험을 시작한 지 4개월 반이 지났는데 벌써 산호의 무게가 줄어들고 있다"며 "산호 골격 곳곳에 구멍이 뚫렸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지난 7월 20일 기자가 방문한 이 연구소에선 에든버러대의 세바스찬 헤니게 박사와 벡 박사가 전 세계 바닷속 죽은 산호에게서 나타나는 특이한 현상을 연구 중이었다. 헤니게 박사는 "해양산성화로 인해 죽은 산호의 골격이 무너져 내리면서 산호 군락의 규모가 점점 작아지고 바다 숲의 구조가 단순해지고 있다"며 "산호가 만들어낸 바다 생물의 수많은 서식지이자 산란처가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북극 바다에 오징어가 있다"…탐사대원 두 눈 의심케한 장면

지난달 4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양 본부장은 "북극의 해빙이 다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이 어쩌면 맞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겁이 많이 났다"고 말했다. KIOST는 "따뜻한 해수가 해류를 통해 유입돼 해빙이 녹으며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폴리냐는 주변 해빙이 보다 넓게 녹아 규모가 더 커질 수 있고 이 경우 겨울철 한반도에 이상기후를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달간의 북극 탐사를 마치고 지난달 2일 한국에 돌아오는 그는 "북극의 변화는 항상 상상 그 이상이었다.어쩌면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빠르게 북극 해빙이 사라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바다의 아마존' 비명…해초 33% 사라지자, 재앙이 시작됐다

지난해 서호주대 연구팀은 샤크베이에서 자라는 이 해초가 하나의 유전자를 가진 세계에서 가장 큰 식물 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샤크베이에서 돌고래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사이먼 알렌 서호주대 해양생물학과 교수는 "해양열파는 해초대에 재앙이었고, 해초대는 해양 시스템의 기초이기 때문에 물고기와 바다거북, 듀공, 그리고 돌고래에 이르기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제이드의 아버지인 그렉 리즐리도 "과거에는 배를 타고 나가면 듀공들이 주변으로 몰려들었지만, 이제는 듀공 한 마리를 찾기도 쉽지 않다"며 "엘니뇨의 영향으로 다가오는 여름에 또다시 강한 해양열파가 찾아와서 남은 해초가 사라질까 두렵다"고 했다.

동해선 사라진 '귀신고래'가 기후 변화 구원투수 될까

캘리포니아주립대 산타바바라(UCSB) 캠퍼스의 베니오프 해양 과학 연구소 캘리 스테픈 연구원은 지난 7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그 쇠고래는 영양실조에 걸린 채 배에 치여 죽었다"며 "쇠고래가 선박이 많이 드나드는 만 안에 그토록 오래 머문 것은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리차드 조지 그린피스 호주 캠페이너는 "호주 상원 연구에 따르면 호주 수중에서 발생한 탄성파 소음이 남극까지 들릴 수 있다고 한다"며 "고래들은 청각에 의존하여 먹이를 찾는데 탄성파 탐사는 청력에 심각한 손상을 줄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청력이 상실된 고래는 생존하기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베니오프 연구소 스테픈 연구원은 최근 쇠고래가 샌프란시스코만에 자주 들어올뿐 아니라 오래 머무는 모습이 관찰된 것과 관련 "해수 온도 상승 등으로 고래들의 거처가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는 예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북극 녹아? 다시 얼리면 되지…'구름 양산' 만드는 괴짜과학자

헌트 교수는 "바닷물을 가열해 만든 고압의 증기가 이 통을 통과할 때 레이저 광선이 교차하며 미세한 소금 결정의 크기와 분포를 측정한다"고 설명했다. 헌트 교수는 "우리의 프로젝트는 지구에 내리쬐는 햇빛을 막으면 지구가 더 시원해진다는 간단한 원리에서 출발한다"며 "하늘에 떠다니는 구름이 햇빛을 막는 양산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바닷물을 미세입자로 만들어 안개처럼 대기 중으로 분사하면 물방울 속 작은 소금 결정들이 구름을 구성하는 입자(구름 응집핵)가 돼 구름을 더 조밀하게 만드는 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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