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2병 걸려도 이건 꼭 했다” 서울대생이 선행 대신 한 것

  • 카드 발행 일시2024.04.04

3년 선행이 대세라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서울대 1학년들의 공통점은 선행학습이 아니었어요. 독서였죠.

서울대생은 초·중·고 12년간 어떻게 공부했을까? 나민애 서울대 기초교육원 교수는 “서울대생의 공통점은 단연 책을 많이 읽었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기초 교양 교육을 전담하고 있는 기초교육원에서 18년째 1학년에게 글쓰기를 가르치고 있다.

박정민 디자이너

박정민 디자이너

나 교수는 고등학교 1학년, 초등학교 5학년 두 자녀를 둔 양육자기도 하다.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출신인 그는 아이들을 키우며 “나 때와 너무 다르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공부할 것도 많고, 난도 역시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가 7년 전부터 매년 가르치는 200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작한 이유다. 양육자로서 ‘요즘 서울대생은 어떻게 공부했을지’ 궁금했다.

결론은 다소 뻔했다. 서울대생은 초등 때부터 책을 많이 읽었고, 중·고등 시절에도 책을 놓지 않았다. 반면에 선행학습은 도드라져 보이지 않았다. 그는 “한 학기에서 1년 정도 선행하는 게 보통이었다”고 했다. 3년을 초과해 선행한 경우는 보지 못했고, 3년 선행한 학생은 딱 한 명 봤다. 부모님이 대치동 학원장인 학생이었다. ‘책 읽는 아이가 공부도 잘한다’는 불문율을 확인한 그는 내친김에 『국어 잘하는 아이가 이깁니다』를 썼다. 서울대생을 가르치며 얻은 독서 전략은 뭘까? 지난달 20일 그를 만나 직접 물었다.

Intro 서울대생, 선행보다 ‘이것’ 챙겼다
Part 1 고등학생 때도 65% “책 읽었다”
Part 2 서울대 교수가 추천하는 15년 독서 로드맵
Part 3 책 안 읽는 아이, 이렇게 하라

📖 Part 1 고등학생 때도 65% “책 읽었다”

나 교수는 3년간 자신이 가르친 600명의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독서 실태를 조사했다. 그중에서도 학생들의 고등학생 시절의 독서량에 주목했다. 요즘 고등학생은 3년 내내 입시 모드다. 정시인 수능뿐 아니라 수시인 학생부 전형까지 챙겨야 하기 때문이다. 내신 시험도 허투루 볼 수 없고, 챙겨야 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런데도 응답자의 65%는 ‘책을 읽었다’고 했다. 중학교로 내려가면 그 비율은 80%까지 올라간다. 초등학교 때는 70%가량이 책을, 그것도 ‘많이 읽었다’고 했다. 나 교수는 “기준이 높아 웬만하면 많이 했다고 안 하는 서울대생의 특징을 감안하면, 다독한 학생이 많았을 것”이라며 “초등 때부터 많이 읽었기 때문에 중·고등 시절에도 책을 놓지 않은 것”이라고 진단했다.

서울대생들이 초등 때 책을 많이 읽을 수 있었던 비결은 뭔가요?
저도 궁금해서 물어봤어요. 이유가 뭔지요. 가장 많은 응답은 ‘재미있어서’(34%)였어요. ‘만화책으로 시작했다’거나 ‘추리소설만 읽었다’ ‘소설만 왕창 봤다’는 학생도 있었죠. 아이가 책을 읽는다면, 뭘 읽고 있던 걱정하기보다 격려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