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만원 다이슨 베낀 와이즐리 “4만원짜리 짝퉁? 전략이다”

  • 카드 발행 일시2024.03.28

Today’s Interview
“더 싸게 따라 만드는 것도 전략”
논쟁적 커머스 플랫폼 와이즐리

이렇게 대놓고 따라 해도 될까. 생활용품 커머스 와이즐리는 제품 설명에 ‘이 제품과 비교해 보세요’라는 문구를 넣는다. ‘프리미엄 항공모터 드라이기’(3만9490원) 구매 창에 ‘다이슨 수퍼소닉 드라이기’(59만9000원)와 비교해 보라고 쓰는 식. 900개 넘는 후기가 달린 이 제품의 구매자 평점은 4.8이다. 한 구매자는 “다이슨 드라이기(성능)의 98%”란 후기를 남긴 반면, 다른 구매자는 “싸게 출시하는 건 좋지만, 디자인을 그대로 차용하는 건 좋아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와이즐리의 상위 10개 판매 제품 중 7~8개는 다이슨 드라이기, 에스티 로더의 갈색병 화장품 등 누구나 다 아는 베스트셀러를 따라 만든 제품이다. 다만 가격은 확실히 싸다. 많게는 10배 가까이.

와이즐리에서 판매 중인 드라이기. 와이즐리 홈페이지

와이즐리에서 판매 중인 드라이기. 와이즐리 홈페이지

지난달 22일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만난 김동욱(35) 와이즐리 대표는 이에 대해 “‘레퍼런스(reference)’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노골적으로 1등 제품을 따라서 만든다는 것. 법적으로 문제가 안 될까 싶을 정도로 아슬아슬한 제품인데, 고물가 시대에 지친 소비자 호응은 뜨겁다. 지난해 6월 레퍼런스 전략을 도입하고, 6개월 만에 월 매출이 52% 늘었다. 2022년 매출 191억원, 영업손실 41억원을 기록한 와이즐리는 이 전략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 305억원, 영업손실(추정치) 19억원을 기록하며 성장했다.

와이즐리는 왜 대놓고 1등 제품을 베끼는 것일까. 그렇게 베껴도 괜찮은 것일까. 네이버와 쿠팡은 물론, 알리와 테무까지 뛰어든 생활용품 커머스 시장에서 레퍼런스 전략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김 대표에게 물었다.

💬목차

1. 아슬아슬해도 확실한 전략
2. 면도기에서 화장품, 영양제로
3. 제로 마진? 어떻게 돈 버나
4. 절대 놓칠 수 없는 기준, 가성비

오혜정 디자이너

오혜정 디자이너

1. 아슬아슬해도 확실한 전략  

너무 대놓고 따라 하는 것 아닌가.
업계에선 ‘레퍼런스’ 전략이라고 부른다. ‘짝퉁’이라 부르는 이들도 있겠지만, 디자인이 비슷한 별개 제품이다. 짝퉁은 제품명까지 똑같이 만들기 때문에 불법이다. 하지만 레퍼런스 디자인은 다르다. 베스트셀러 제품과 그 품질을 자연스럽게 떠오르게 할 뿐이지 다른 제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