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호상이라는데…” 오은영은 1시간 오열했다

  • 카드 발행 일시2024.03.15

'나의 반려일지' 구독하고, 우리 가족 댕냥이 신문 만들어 보세요

가족인 댕냥이와의 기뻤던, 때론 가슴 저몄던 사연이 차곡차곡 쌓여 있으신가요? ‘나의 반려일지’가 추억을 소중히 간직하게 해드립니다. 사연을 보내주시면 중앙일보 지면에 담아 PDF(아래 이미지 참고)로 보내드립니다. 콘텐트 끝부분에 있는 신청 링크를 클릭하세요.

벌써 8년이 흘렀지만 그날의 기억은 또렷하다. 빡빡한 스케줄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밤, 오빠에게 전화가 왔다. ‘은영아, 뽀삐가…’ 듣자마자 왈칵 눈물이 솟구쳤다. 집에 함께 사는 부모님이 마지막 순간을 지켰다고 했다. 자동차를 세우고 한 시간을 엉엉 울었다. 노령인 19살이라 마음의 준비를 해왔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그날따라 뭐가 그리 바빠 부랴부랴 나갔을까요. 평소 같으면 출근 전 안아줬을 텐데, 하필 그날은 아무 것도 못 했어요. 물끄러미 저를 쳐다보던 뽀삐 모습이 마지막이었네요. 안아줄걸….”

헤어지기 몇 달 전 동물병원에 갔을 때 수의사는 “이렇게 오래 산 강아지는 처음 본다”면서도 “보통 수명을 넘겼으니 보낼 준비를 하라”고 했다. 반려견 입장에선 이렇게 지내는 게 더 고통스러울 수 있다며 안락사를 권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연로한 부모가 의식이 없어도 ‘아니에요. 하루라도 더 사실 수 있어요’라고 하는 심정처럼.

‘육아 대통령’으로 불리는 오은영 박사의 이야기입니다. 자녀 양육과 삶에 대한 태도가 어떠해야 하는지 잘 아는 정신과 전문의이지만, 그 역시 20년 가까이 함께 산 반려견을 떠나보낼 때 몹시 힘들었다고 합니다. 뽀삐를 무지개다리 너머로 떠나보낸 후 6개월 동안 거의 매일 사진을 들여다보며 쓰다듬다가, 소리 없이 울기를 반복했다네요. 늘 미소 띤 얼굴의 오 박사이지만, 당시를 회상하다 눈시울을 붉히더니 결국 눈물을 흘렸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세상을 떠나면 죽음을 아주 가깝게 느끼게 됩니다. 가족의 죽음을 처음 목격하는 건 보통 부모상일 때인데, 요즘은 50~60대쯤이죠. 그런데 반려동물은 수명이 짧아 ‘한 시간 전까지만 해도 내 곁에 있었는데 이렇게 떠나다니’ 하며 큰 충격을 받습니다.”

반려동물을 떠나보낸 어른들도 ‘펫로스 증후군’을 앓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아이들도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이별을 어린 나이에 겪게 됩니다. 아픔을 어떻게 이겨낼 수 있는지 오 박사가 상담해드립니다.

강아지를 ‘개모차’에 태우고 다니거나 신발까지 신기는 경우 많으시죠. 사랑스럽다고 한 행동이 동물의 본성을 무시한 탓에 반려동물에게 어떤 해악을 끼지는 지도 알려드립니다. 뽀삐는 보들보들한 갈색 털을 가진 푸들이었답니다.

오은영 박사가 2016년까지 19년 동안 키웠던 강아지 뽀삐. 사진 오은영 박사

오은영 박사가 2016년까지 19년 동안 키웠던 강아지 뽀삐. 사진 오은영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