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경제학과 김세직 교수는 18년째 학생들의 창의력을 키우는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정답이 없는 ‘열린 질문’을 중심에 둔 수업인데요. ‘창의성 교육을 위한 서울대 교수 모임’의 일원이기도 한 그가 창의력을 키우는 일곱 가지 방법을 소개합니다. 오늘은 지난 4회에 이어 창의성을 키우는 세 번째 방법을 알려드릴게요.
박정민 디자이너
챗GPT로 세계를 놀라게 한 오픈AI가 또 한 번 놀랄 만한 인공지능(AI)을 만들었습니다. 최근 공개한 ‘소라(SORA)’ 얘깁니다. 서너 문장만 넣으면 그 내용을 고화질 동영상으로 만들어주는 놀라운 서비스죠. 할리우드 스튜디오가 어마어마한 제작비와 시간을 들여 촬영했을 법한 공상과학(SF) 영화 예고편을 단 몇 분 만에 뚝딱 만들어낸 소라의 능력은 정말 놀랍습니다. AI는 이제 놀라움을 넘어서 공포로 다가옵니다. 2억 명의 팔로어를 가진 미국의 유튜버 비스트(Mr.Beast)는 자신의 트위터에 이런 글을 남기기도 했죠.
샘(오픈AI 최고경영자), 나를 노숙자로 만들지 말아요(Sam, please don’t make me homeless).
이 서늘한 농담처럼 AI 기술은 인간의 일자리를 모두 빼앗아갈까요? 반대로 생각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인간에게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는 엄청난 도구가 생긴 것이죠. 어렵고 돈도 많이 들고 번거롭던 작업은 AI에게 맡기면 됩니다. 인간은 그저 상상한 것을 명령어로 입력하기만 하면 되죠. 다만 이 도구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나만의’, 그리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입력해야 합니다. 제가 그토록 창의력을 강조하는 이유입니다. 기술이 발달할수록 창의적 사고의 힘은 더 중요해질 겁니다. AI는 도구일 뿐이니까요. 무엇을 만들지 상상하고 효과적인 명령어를 입력하는 건 인간이 해야 하고요.
미국 주식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엔비디아의 최고경영자 젠슨 황(Jensen Huang)도 비슷한 견해를 내비쳤습니다. 지난 2월 두바이에서 열린 세계정부정상회담에 참석한 그는 “AI 시대에 무엇을 배워야 하나”라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하죠.
10~15년 전에는 많은 사람이 자녀에게 컴퓨터 공학과 프로그램 언어를 배워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반대로 생각합니다. 이제 더는 컴퓨터를 배울 필요가 없어요. 이미 세계 모든 사람은 프로그래머가 됐습니다. 이게 바로 AI의 기적이죠.
누구나 챗GPT를 포함해 수많은 기술을 쓸 수 있는 시대, 우리는 어떤 능력을 갖춰야 할까요? 그건 바로 남과 다른 생각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남들도 나처럼 남다른 생각을 하려고 한다는 거죠. 그래서 남들보다 ‘더 다른 생각’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더 다르게 생각하기’ 두 번째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지난 4회 칼럼에서 열린 질문을 통해 ‘더 다르게 생각하고, 더 다르게 상상하기’를 연습했다면, 이번에는 다르게 생각하려는 노력이 어떤 힘을 발휘하는지 알아볼 거예요. 자신이 평범하다고 생각한다면 오늘 칼럼을 잘 읽어주세요. 능력자 사이에서 나를 차별화하고, 더 큰 성취를 이룰 수 있는 비결을 알 수 있을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