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의 정석, 왜 3번씩 보나” ‘생각하는황소’ 대표 인터뷰 ③

  • 카드 발행 일시2024.02.29

강남 대치동에서 시작한 수학학원 ‘생각하는 황소’(이하 황소)의 입학시험은 ‘황소 고시’ ‘초등 수능’으로 불린다. 실제 지난해 11월 치러진 입학시험(12월 개강반)엔 전국에서 8000명 가량의 초등학생이 몰렸다. 지난 4일 있었던 입학시험(3월 개강반)은 약 5000명이 치렀다. 황소 입학시험을 대비한 수업이나 특강이 열릴 정도니, 양육자들이 이 시험을 수능이나 고시에 비유하는 게 무리는 아니다.

박정민 디자이너

박정민 디자이너

수능까지 ‘수학의 정석’을 세 번 이상 봐야 한다고들 합니다. 왜 그래야 하죠? 대충 봐서 그래요. 제대로 한 번을 보는 게 낫습니다.

대치동을 지배하는 절대 명제는 ‘선행과 반복’이다. 그래야 대입에서 유리하다는 것이다. 반복을 위해 선행을 하고, 선행을 하니 반복이 가능하다. 그런데 대치동에서 가장 입학하기 어려운 황소의 이정헌 대표는 “지금의 선행 속도가 우려스럽다”며 이렇게 말했다. 진도를 빼는 데 급급해 정작 제대로 공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황소 역시 선행 학습을 유행시키는 데 일조했다. 황소는 초등 4학년부터 다닐 수 있는데 보통 12개월, 길어도 18개월 안에 6학년 과정까지 마친다. 4학년 3월에 입학하면 늦어도 5학년 9월이면 초등 과정을 마치고 중학교 과정을 공부하기 시작하는 셈이다. 이 대표는 “한국수학올림피아드(KMO)를 목표로 짠 커리큘럼”이라며 “모든 학생이 이 속도로 공부할 필요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나를 포함한 황소 직원 자녀가 다 황소에 다니지도 않거니와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고도 했다.

이 대표는 “모두가 황소의 속도와 정도로 공부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하지만, 한 해 1만 명이 넘는 학생이 입학 테스트를 볼 정도로 많은 학생이 황소에 다니고 싶어 한다. 황소의 공부법은 뭐가 다른지, 황소 대표가 추천하는 수학 공부법은 뭔지 지난달 26일 그를 찾아가 직접 물었다.

Intro. 선행 속도, 우려스러운 이유
Part1. 어렵게 공부해야 실력 는다
Part2. 엄격하다? 잘하게 하려는 전략이다
Part3. 우리 목표는 수학자 아닌 입시

Part1. 어렵게 공부해야 실력 는다

이정헌 대표는 “선행보다 심화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모든 학생이 황소 수준의 심화 학습을 할 필요는 없지만, 각자에게 맞는 심화 학습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학원의 목표는 잘 가르치는 게 아니라 (학생이) 수학을 잘하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