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적 유방암 수술, 정승필…그는 ‘공감요정’이라 불린다

  • 카드 발행 일시2024.01.11

혹시 죽는 건 아닐까, 가족은 어쩌나…

갑작스레 찾아온 큰 병은 평온한 일상을 송두리째 뒤흔든다. 치료 시작도 전에 오만가지 상념이 환자를 괴롭힌다. 마음을 다잡고 치료를 시작해도 감정의 롤러코스터는 희망과 절망을 격하게 오르내린다. ‘닥터 후 시즌Ⅱ’는 이런 환자의 고통을 진정으로 공감하고 치료도 잘하는, 이 시대 명의를 소개한다.

명의는 환자 평가를 통해 선정했다. 직접 몸을 맡겨본 환자들이 좋은 평가를 내리는 의사들에겐 그들만이 갖고 있는 특별함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국내 대표적인 환자단체들에 의뢰해 복수의 분야별 명의를 추천받았고, 관련 학회의 평판을 통해 검증했다. 이들을 순차적으로 소개한다.

환자에게 마음 주는 의사

먼저 유방암이다. 한국유방암환우총연합회(한유총회)가 25명의 이사진 만장일치로 정승필(유방센터장) 고려대 안암병원 유방내분비외과 교수와 이은숙(전 국립암센터 원장) 리리유의원 원장, 노동영(유방외과 교수) 강남차병원장 등 3명을 선정했다. 한유총회는 회원 3000명을 두고 있다. 유방암 환우회 중 2016년 보건복지부에 비영리 민간단체로 등록된 유일한 곳이다. 첫 시간은 유방암 명의 3인방 중 유일한 40대 정승필 교수를 소개한다. 

 정승필 고려대 안암병원 교수가 지난해 9월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정 교수는 "환자의 마음을 잘 이해하는 의사가 명의"라고 말한다. 김경록 기자

정승필 고려대 안암병원 교수가 지난해 9월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정 교수는 "환자의 마음을 잘 이해하는 의사가 명의"라고 말한다. 김경록 기자

공감요정

최유현(51)씨는 정승필 고려대 안암병원 유방내분비외과 교수를 이렇게 부른다. ‘선생님’이나 ‘교수님’ 말고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 대학병원 의사가 얼마나 될까. 그것도 요정이라니.

“남편이 수술비 내주고 그런 것도 중요한데, 우리에게 필요한 건 공감이거든요.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것. 교수님이 가족보다 더 가족 같을 때도 있어요.”

최씨는 2005년 서른둘의 나이에 유방암 진단을 받고 가슴 한쪽을 절제했다. 유방암 중에서도 지독하다는 삼중음성유방암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