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영수 쓰던 방에 시신 눕혔다…작은 육신 박정희, 거인이었다 (72)

  • 카드 발행 일시2024.01.05

박정희 대통령의 서거 열흘 전 발생한 부마사태는 차지철과 김재규의 갈등을 더욱 증폭시켰다. 이 시기에 박 대통령의 하루는 대부분 차지철의 대면 보고부터 시작했다. 김계원 비서실장과 김재규 정보부장은 늘 그 다음 순서였다. 대통령의 귀를 먼저 장악해 선입견을 심어놓은 차지철을 김재규는 당해내지 못했다. 김재규는 사태 처리의 주도권을 빼앗겼다. 차지철이 아이디어를 내고 박 대통령은 지시하고 뒤처리는 김재규가 맡아 하는 형국이었다. 김재규가 뒤처리를 잘하면 차지철의 공으로 돌아가고 뒤처리를 못하면 김재규의 책임이 되는 일이 반복됐다. 박 대통령은 10월 25일 부마대책회의에서 “정보부장은 뭐하고 있어. 정보활동과 초동대응, 모두가 실패잖아”라고 질책했다. 김재규는 김계원에게 “다 차지철의 장난이다. 가만두지 않겠다”고 말했다. 발작증이 있는 중앙정보부장의 마음에 붉으락푸르락 분노가 쌓여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