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없는 밥, 대변도 수거한다…‘백두대간 700㎞’ 50일 종주기

  • 카드 발행 일시2024.01.02

백두대간 종주에 들어가며

중앙일보가 1월 1일부터 약 50일간 백두대간 마루금(능선)을 걸으며, 10회에 걸쳐 종주기를 연재합니다. 히말라야 8000m 14개 봉우리를 완등한 김미곤(52) 대장과 김영주(50) ‘호모 트레커스’ 담당 기자가 강원도 고성 진부령에서 지리산 천왕봉까지 약 700㎞를 매일 걸으며, 생생한 현장을 전할 계획입니다. 여성 산악인 남난희(67)씨는 1984년 1월 1일 백두대간(부산 금정산~진부령)을 홀로 걸었습니다. 이후 연간 수만 명의 사람이 대간 종주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간 백두대간은 어떻게 바뀌었을까요? 사람들은 왜 백두대간을 걷고 싶어 할까요? 백두대간 마루금의 겨울 모습과 거기에 기대 살고 있는 사람들, 보전해야 할 동식물 이야기 등을 담습니다.

글 싣는 순서  
백두대간을 시작하며
①설악산 권역
②오대산 권역
③태백산 권역
④소백산 권역
⑤월악산 권역
⑥속리산 권역
⑦덕유산 권역
⑧지리산 권역
백두대간을 마치며

“저는 비탐방(출입금지 구역) 구간을 (진입해) 모두 걸었어요. 백두대간 종주를 하려는 목적이 마루금(능선)을 기록하고 다른 이들에게 알리는 것이었기 때문에 한 뼘도 건너뛸 수 없었습니다. 비탐방 구간을 걷지 않으면 완전한 종주라고 할 수도 없고요. 백두대간은 개발과 등산객의 샛길 이용으로 마루금의 원형이 변질되고 있어요. 언젠가는 사라져 버릴지도 모릅니다. 그런 때를 대비해 원형을 기록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금지 구간을 들어가 걸었습니다.” 조지종, 『두 발로 쓴 백두대간 종주 일기(2019)』 저자.

“요즘 등산객들은 100대 명산 인증하듯, 백두대간 종주도 경쟁하듯 하고 있어요. 탐방안전·자연보전을 위해 정해 놓은 출입금지 구간도 지키지 않으면서요. 아마 대부분의 종주자가 그렇게 걷고 있을 겁니다. 산을 정복하듯 자신의 체력을 뽐내고, 그리고 그걸 SNS 통해 자랑하고. 유튜버들은 백두대간에 들어가서 먹방 하듯 중계하고. 그게 무슨 의미가 있지요? 이제는 등산 문화가 바뀌어야 합니다. 한반도 생태 자원의 보고인 백두대간 마루금에선 더 절실합니다.” 식물지리학자 공우석,『숲이 사라질 때(2021)』 저자.

백두대간 걷기를 놓고 벌어지는 논쟁의 한 단면이다. 백두대간을 온전히 걷고 싶은 이들은 ‘비법정 탐방로’를 스스럼없이 넘는다. 그러나 법을 어기고 걷는 이들에 대한 시선은 곱지 않다.

한반도의 큰 산줄기 백두대간. 백두산(2749m)에서 시작해 마루금을 따라 지리산(1915m)까지 이어지는 장장 1400㎞의 능선이다. 백두대간은 단순한 산줄기가 아닌 민족의 ‘영지(靈地)’다. 또 한반도 동식물 자원의 보고이기도 하다.

 지난달 27일, 백두대간 종주를 앞둔 김미곤 대장(왼쪽)과 김영주 기자. 1월 1일부터 50여 일간 백두대간 700㎞ 걸으며. 현장에서 종주기를 연재한다. 우상조 기자

지난달 27일, 백두대간 종주를 앞둔 김미곤 대장(왼쪽)과 김영주 기자. 1월 1일부터 50여 일간 백두대간 700㎞ 걸으며. 현장에서 종주기를 연재한다. 우상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