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양성애자지? 먼저 알았다…넷플릭스 ‘첫 화면 2억개’ 비밀

  • 카드 발행 일시2023.12.20

❓넷플릭스의 두 얼굴

좋은 콘텐트 독점 vs K콘텐트 세계화의 첨병

넷플릭스는 국내 콘텐트 산업의 호재일까 혹은 악재일까. 양날의 칼, 혹은 아수라 백작처럼 단정하긴 어렵다. 분명한 것은 딱 하나. 어느 쪽이건 한국 콘텐트 산업 재편의 핵심 플레이어라는 점이다. “넷플릭스를 잘 활용해야 한다”는 공감대는 있는데, 큰 그림을 보기에는 전선이 흐리다. 넷플릭스의 두 얼굴과 관련된 20개의 질문을 정리했다. 각광받는 콘텐트 생산기지 한국이 유통의 끝단에서도 밀리지 않는 힘을 키울 수 있을까.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CEO는 지난 6월 한국 제작사와 IP 분배에 관해 묻는 질문에 "최대한 보상하겠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회피했다. 사진 넷플릭스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CEO는 지난 6월 한국 제작사와 IP 분배에 관해 묻는 질문에 "최대한 보상하겠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회피했다. 사진 넷플릭스

21. ‘오징어 게임’의 성공은 넷플릭스에만 좋은 일인가요.
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 게임’을 만든 한국 제작사는 얼마를 벌었을까요. 정확한 것은 알 수 없지만, 20억원이라는 계산입니다. 넷플릭스는 무려 1조원 넘는 수익을 냈다는 블룸버그 보도가 나왔지요. ‘재주는 제작사가 부리고, 돈은 넷플릭스가 가져간다’는 비판 사례로 자주 쓰입니다.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6월 말 방한해 3조원의 투자를 약속했는데, 한국 제작업체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웃을 수만은 없는 일”이라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지식재산권(IP)을 독점하는 넷플릭스 때문에 한국 제작사는 하청업체로 전락할 수 있다는 걱정이 핵심이죠.

반론은 이렇습니다. 지난 8월 공개된 ‘마스크걸’의 제작사 손상범 하우스오브임프레션 대표는 넷플릭스에 긍정적입니다. 그는 ‘마스크걸’에 대해 “넷플릭스가 아니었으면 완성도 높은 작업이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상업적인 고민으로부터 훨씬 자유로웠다”고 합니다. 아울러 OTT 전문가인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의 제시카 푹 OTT 애널리스트는 “넷플릭스는 한국 콘텐트 산업과 윈윈하는 협력 모델로 성장할 것”이라며 “한국 제작사는 그동안의 글로벌 성공으로 글로벌 OTT와의 협상에서 더 강한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습니다. 그가 뽑은 성공 사례가 바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입니다. 에이스토리가 넷플릭스를 상대로 IP를 확보한 것처럼 앞으로 제작사들은 전략에 따라 IP 협상에 나설 것이는 전망이죠.

지난해 9월 13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극장에서 열린 제74회 프라임타임 에미 시상식에서 '오징어 게임'으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이정재(왼쪽)와 감독상을 받은 황동혁 감독. 에미상 역사상 비영어 작품이 수상한 것은 처음이다. AP=연합뉴스

지난해 9월 13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극장에서 열린 제74회 프라임타임 에미 시상식에서 '오징어 게임'으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이정재(왼쪽)와 감독상을 받은 황동혁 감독. 에미상 역사상 비영어 작품이 수상한 것은 처음이다. AP=연합뉴스

결국 한 쪽에만 유리한 일은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넷플릭스는 K콘텐트가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결정적인 계기를 제공했습니다. 넷플릭스 덕분에 전 세계 2억3000명이 넘는 시청자의 안방에 다양한 한국 콘텐트를 선보였지요.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상인 에미상에서 비영어권 드라마 최초로 감독상·남우주연상을 비롯해 6관왕에 오르는 일이 넷플릭스 없이 가능했을까요. 올해 화제가 된 ‘더 글로리’, 예능 ‘피지컬100’에 더해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가 던진 파장까지 고려하면 대부분 화제성이 있는 작품들은 모두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관객에 공개됐습니다. 늘 그렇듯 기회와 위기가 한 상자에 담겨 있습니다.

차준홍 기자

차준홍 기자

22. 넷플릭스는 왜 유독 한국에서 잘나가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