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재에 한 편당 10억 준다? 넷플릭스발 ‘폭식 투자’ 전쟁

  • 카드 발행 일시2023.12.13

❓넷플릭스화(netflixication)

오리지널 콘텐트를 바탕으로 추천 기술(개인 알고리즘) 사용, 정액제 구독 서비스 결합.  

넷플릭스의 모델이 표준이 되면서 콘텐트 업계에 오리지널 지식재산권(IP) 경쟁이 치열하다. 이 비즈니스 모델의 창시자, 넷플릭스는 막대한 투자로 오리지널 IP를 더 많이 확보하고, 구독자를 매년 늘려가고 있다. 이로써 각종 영상 콘텐트 제작 생태계는 새로운 미디어 시대로 이행했다. 경쟁자는 멸종과 진화의 갈림길에 서 있다. 넷플릭스 방식을 따라갈 것인가 아니면 독자 노선을 찾아갈 것인가. 이를 정하기에 앞서 우선 넷플릭스화를 이해하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다음은 넷플릭스화와 관련된 20개의 핵심 질문.

사진 넷플릭스 홈페이지

사진 넷플릭스 홈페이지

 IP 전쟁의 첫 총성

1. OTT 플랫폼은 왜 오리지널 콘텐트를 만드나요?
오리지널 콘텐트는 구독자를 붙잡는 중요한 마케팅 수단입니다. 북미 시장조사업체 라이트만 리서치 그룹은 “복수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청하는 미국인이 2016년 28%에서 2021년 58%로 늘었다”며 그 이유로 “각 스트리밍 업체들이 제작하는 오리지널 콘텐트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의 엔터테인먼트 애널리스트인 폴 에릭슨은 “업체끼리 한정된 회원을 두고 경쟁하는 상황에서 화제가 되고, 작품성을 인정받는 오리지널 시리즈를 만들기 위한 경쟁은 날로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넷플릭스가 '오징어 게임' IP를 활용해 서바이벌 '오징어 게임: 더 챌린지'를 만들고 메이킹 필름까지 공개했다. 사진 넷플릭스

넷플릭스가 '오징어 게임' IP를 활용해 서바이벌 '오징어 게임: 더 챌린지'를 만들고 메이킹 필름까지 공개했다. 사진 넷플릭스

오리지널 IP를 통한 사업 확장 가속화도 살펴봐야 합니다. 특히 넷플릭스는 ‘오징어 게임’의 글로벌 성공 이후 예능 ‘오징어 게임: 더 챌린지’를 공개했습니다. 드라마 설정에서 따온 ‘더 챌린지’는 전 세계에서 모인 456명의 참가자가 상금 456만 달러를 차지하는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극악무도한 게임에 도전하는 서바이벌입니다. 넷플릭스는 모바일 게임도 제작하는데, 연애 예능 ‘투핫’ 원작으로 인터랙티비 내러티브 게임 ‘투핫! 사랑일까 게임일까’를 출시했습니다. 오리지널은 OTT의 현재이자 미래 먹거리입다.

넷플릭스의 '투핫' 컬렉션. 연애 리얼리티 '투핫'의 여러 나라 버전을 론칭했고, 모바일 게임으로도 만들었다. 사진 넷플릭스

넷플릭스의 '투핫' 컬렉션. 연애 리얼리티 '투핫'의 여러 나라 버전을 론칭했고, 모바일 게임으로도 만들었다. 사진 넷플릭스

2. 넷플릭스가 특별히 다른가요?
디즈니가 저작권 보호에 유난하다면,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콘텐트 제작부터 공개까지의 전 과정에 총력을 가합니다. 오리지널 관련 메시지 통일과 보안 유지에 진심입니다. 국내에서는 홍보대행사를 기업, 예능, 드라마ㆍ영화로 나눠 3곳을 씁니다. 보안은 “뭐 이렇게까지”라는 말이 튀어나올 정도로 과합니다. 가령 지난 8월엔 ‘피지컬: 100 시즌2’ 현장공개 행사를 열었는데요. 사전 보안 동의서 작성 및 카메라에 보안 테이프 부착 등의 절차에 수십 명의 보안요원과 함께 했습니다. 2021년 10월 ‘오징어 게임’ 제작비를 흘린 내부 직원을 해고한 사례도 유명합니다. 이 때문인지, ‘피지컬: 100 시즌2’ 관계자는 제작 비용도 비밀, 시즌1 대비 제작 규모가 얼마나 커졌는지도 밝히지 않습니다.

앞으로도 넷플릭스는 갖은 유난을 떨며 오리지널 콘텐트 제작을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단시간에 디즈니 100년 역사의 IP 라이브러리를 따라잡으려면 막대한 투자만이 답입니다. 디즈니 플러스(디즈니+)가 당장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더라도, 이들은 IP 부자입니다. 어떤 마법으로 치고 나올지 모릅니다. 시간이 약점인 넷플릭스는 하루빨리 IP 왕국을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3. 넷플릭스가 처음 만든 오리지널 콘텐트는 무엇인가요?
‘하우스 오브 카드’라고 생각하셨죠? 땡! 답은 2012년 노르웨이 방송사 NRK1에서 방영한 ‘릴리해머’. 넷플릭스는 ‘릴리해머’ 주인공이자 작가 겸 총괄 프로듀서인 스티븐 반 잔트와 시즌1 판권, 시즌2 제작 계약을 맺었습니다. 2012년 2월 6일부터 미국, 캐나다, 라틴아메리카 지역에 방영을 시작했죠. 하반기에는 영국, 아일랜드, 북유럽에 공개했습니다. ‘릴리해머’는 넷플릭스 콘텐트 제작 방향성을 마련한 중요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 세계를 향한 로컬, ‘릴리해머’는 ‘오징어 게임’의 초석

넷플릭스 오리지널의 창세기를 연 노르웨이 ‘릴리해머’. 마피아가 등장하는 코믹 범죄 드라마로 "얼음 위에서 펼쳐지는 '소프라노스'"란 평가를 받는다. 사진 넷플릭스

넷플릭스 오리지널의 창세기를 연 노르웨이 ‘릴리해머’. 마피아가 등장하는 코믹 범죄 드라마로 "얼음 위에서 펼쳐지는 '소프라노스'"란 평가를 받는다. 사진 넷플릭스

넷플릭스 공동대표 테드 서랜도스는 지난해 2월 6일 ‘릴리해머’ 공개 10주년을 기념하는 글을 통해 “넷플릭스가 다양한 국가에 다양한 언어로 스트리밍한 첫 번째 시리즈였고, 이는 성공적이었다. 사실 ‘릴리해머’는 넷플릭스 첫 번째 시리즈로 발표하기엔 조금 독특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전 세계에 전달할 수 있는 로컬 이야기’라는 점에서 효과가 있었다”고 회고했다. 넷플릭스는 이후 수많은 훌륭한 로컬 이야기를 글로벌 단위로 성공케 합니다. 우리에게 가장 놀라운 성과는 단연 ‘오징어 게임’입니다. 이런 프로젝트가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앞서 무수한 ‘글로컬’ 오리지널 콘텐트 실험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