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가 밤새 빚어놓는다, 젊은 연인들의 인생샷 명소

  • 카드 발행 일시2023.12.11

충남 태안군 소원면에 ‘파도리 해식동굴’이 있습니다.
여기서 해식동굴은
해안선 가까이에서 파도·조류·연안수 등의 침식 작용으로 생긴 굴입니다.
결국 해식동굴은 파도가 만들어 낸 해안 동굴인 겁니다.

최근 이 ‘파도리 해식동굴’이 인생 사진 명소로 이름이 났습니다.

젊은이들이 너나없이 찾는 명소가 된 겁니다.

대체 어떻길래 명소가 됐는지 궁금해 작정하고 찾아갔습니다.

여기는 아무 때나 찾아갈 수 없습니다.
물이 빠져야만 갈 수 있으니 물 빠지는 시간을 택했습니다.
게다가 노을 지는 시간까지 맞췄습니다.
이를테면 태안 지역 물때표를 검색해
노을 지는 시간과 어우러지는 날을 택한 겁니다.

해안에 도착하니 노을로 가는 햇살을 받은 바다 윤슬이 눈부십니다.
실눈 가느다랗게 뜨고 윤슬을 보니 작은 배 하나 여유롭게 낚시를 하고 있습니다.

바닷가 바위엔 물속의 폭군 가마우지가 깃을 퍼덕이며 도도히 앉았습니다.
마치 저들이 바다의 주인인 것처럼요.

모래 해변에 난 발자국을 따라갔습니다.
이 발자국이 해식동굴로 안내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해변을 따라가며 자세히 보니 모래가 아니고 자갈에 가깝습니다.
이 또한 파도가 만들어낸 겁니다.

노을빛 받은 해안가 바위는 붉습니다.

그 바위에 터 잡은 소나무는
깎인 바위 때문에 뿌리를 드러낸 채
간당간당 삶을 잇고 있습니다.

그 깎인 바위로 인해
파도가 동굴을 만든다는 사실이 절감됩니다.

그 바위에 난 작은 동굴로 들어가 봤습니다.
동굴 안에서 본 동굴 입구가 기린의 형상입니다.

그 동굴을 나와 해식동굴로 발길을 딛습니다.
아직 물이 덜 빠진 터라 해안 바위를 타 넘어야 합니다.
먼발치에서도
앞선 이들이 한발 한발 내딛는 발걸음에
조심스러움이 여겨집니다.
그렇게 저 바위를 넘으면 목적지인 해식동굴이 나타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