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 때 징조 봤다” 2024년 덮칠 신종 리스크

  • 카드 발행 일시2023.12.11

📈글로벌 머니가 만난 전문가    

마틴 울프 심층 인터뷰

① 2024년 미 경제, 침체는 없다! 
② 글로벌 시장의 새 리스크 : 민주적 시장경제의 위기

한국 경제가 새로운 변곡점을 맞이한 시점인 2023년 11월 29일 중앙포럼이 개최됐습니다. 주제는 ‘미·중 패권경쟁 시대, 한국 경제의 활로는’이었습니다. 주요 연사 가운데 한 명이 마틴 울프 파이낸셜타임스(FT) 수석 경제논설위원이었습니다.

글로벌 머니가 울프를 따로 만나 2024년 미·중 경제 전망과 그의 최신 저서 『민주적 자본주의의 위기(Crisis of Democratic Capitalism)』에 대해 깊이 있는 인터뷰를 했습니다. 글로벌 머니는 두 차례에 걸쳐 울프의 인터뷰를 소개합니다.

팬데믹 여파일까. 전염병이란 원초적인 위협에 인류 전체가 노출됐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엿보면, 인간은 근원적이면서 거대한 이야기를 입에 올리고, 귀를 기울린다고 했다.

실제 팬데믹 이후 유명 이코노미스트들이 거대 담론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닥터둠’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가 스태그플레이션 등 경제 리스크 외에 포퓰리즘 득세, 지정학적 갈등까지 포괄한 『초거대 위협』을 2022년 10월 내놓았다.

그리고 넉 달 정도 흐른 뒤인 2023년 2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의 상징인 마틴 울프가 『민주적 자본주의 위기(The Crisis of Democratic Capitalism)』란 책을 내놓았다. 이전까지 금융위기를 미시적으로 천착했던 인물이 눈을 돌려 거대한 주제인 ‘민주주의-자본주의 결합체’의 위기를 경고하고 나섰다. 한 이코노미스트가 지적 여정에서 변곡점을 맞고 있는 셈이다.

마틴 울프 FT 수석 경제논설위원. 블룸버그

마틴 울프 FT 수석 경제논설위원. 블룸버그

『민주적 자본주의 위기』라는 책 제목부터 이코노미스트와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경제 이슈를 다뤄오다 정치학적인 주제로 책을 쓴 동기가 궁금하다.
(21세 때인) 1967년 영국 옥스퍼드대에 들어갈 때 애초 경제학을 하려고 하지 않았다. 아버지가 정치담당 기자였다. 부모가 히틀러의 박해를 피해 영국으로 피난 왔기 때문에 정치학에 관심이 많았다. 내 삶에서 정치가 문제였다. 옥스퍼드 학부 시절에 철학과 정치학, 경제학을 공부했다. 어느 날 정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경제를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옥스퍼드 대학원에서 경제학(석사)을 더 공부하기에 이르렀다. 경제학에 대한 내 관심은 경제학 자체가 아니었다.
무슨 말인가.
경제학이란 이론 자체에 대한 관심보다는 경제학을 활용해 사람들에게 더 나은 삶을 주기 위해 공부했다. (삶의 질 개선을 뜻하는) 발전에 더 관심을 갖고 있다. 무엇보다 발전을 정치 과정으로 이해한다. 정치학과 경제학을 따로 생각하지 않은 이유다. 요즘 내가 하고 있는 일 자체가 정치경제학 영역이다. 내가 보기에 경제학을 정치학 등과 분리해 생각하는 것 자체가 큰 실수다.
아직 한국판이 나오지 않았다. 한국 독자를 위해 책의 핵심 내용을 살펴보면 좋을 듯하다. 우선 민주적 자본주의 뜻이 궁금하다.
내 책의 많은 부분에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관계를 다루고 있다. 시장경제가 아닌데도 민주주의를 했던 경험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현재 민주주의는 시장경제 시스템을 바탕으로 태어났다. 시장경제 시스템은 자유경제를 바탕으로 한다. 개인은 시장경제에서 가장 기본적인 요소인데, 자신의 삶을 좀 더 좋게 만들 권리를 갖고 있다. 어느 누구도 귀족으로 태어나지 않았다. 그렇다고 노예로 태어난 것도 아니다. 그런데 시장경제에는 문제점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평등한 정치-불평등한 경제의 동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