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조 빚 독촉 내몰린 미국…금리인하 예상 나오는 이유

  • 카드 발행 일시2023.12.04

📈e-Data 스토리  

글로벌 머니의 세계는 분석과 예측이 쉽지 않은 곳입니다. 단지 거래 완료 이후 나타난 가격만이 뚜렷할 뿐입니다. ‘근대 경제학의 아버지’ 애덤 스미스가 가격을 ‘보이지 않는 손’이라며 세속의 신이란 반열에 올려놓기도 한 이유입니다.

스미스 이후 수많은 이코노미스트가 가격이 드러나기 이전에 경제 흐름을 포착하기 위해 온갖 데이터와 지수를 개발했습니다. 잘 드러나지 않는 생산-유통-교환 과정을 좀 더 명확하게 알기 위해서입니다.

e-Data 스토리는 무수한 경제(economy) 데이터(data) 가운데 ‘바로 지금’ 의미 있는 수치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거품 여부는 파열한 뒤에 드러날 뿐!

『금융투기의 역사』를 쓴 영국 출신 역사가인 에드워드 챈슬러가 기자와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자산 가격이 상승하는 순간 “급등을 포장하고 합리화하는 논리가 등장한다”며 “그 바람에 시장 참여자들이 ‘이번은 다르다’는 착각에 빠지고, 거품을 경고하는 사람들은 ‘비관론자’라며 외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양적완화(QE)라는 신종 정책으로 재무부 채권(국채)와 모기지담보부증권(MBS)을 사들였다. 미 투자은행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은 Fed가 미 국채 등을 사들이며 푼 돈을 “헤로인”이라고 은유했다.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 겸 최고경영자. AFP=연합뉴스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 겸 최고경영자. AFP=연합뉴스

헤로인 덕분에 만기 수익률(시장 금리)이 사실상 0%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 순간 시장 참여자 가운데 수익률 말고 채권 가격을 주목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

제로 금리 시대라는 말을 뒤집으면, 국채 가격이 급등했다는 말이었다. 실제 그 시절 미 국채 가격이 거품이었다는 게 최근 드러나고 있다. Fed가 기준금리를 올리며 긴축에 들어간 2022년 3월 이후 국채 가격이 본격적으로 하락했다.

그 결과 미 채권 가격을 거울처럼 반영하도록 설계된 미 국채 상장지수(ETF) 채권 수익률이 정점 이후 거의 50% 가까이 추락했다. 2000년 닷컴거품 붕괴와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전후 주가 추락에 버금갈 정도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채권 투자자들이 연간 수익률을 기준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해가 무려 3년에 이른다. 금보다 가격 변동이 적어 ‘사실상 달러’라는 미 국채에 투자했다가 예상치 못한 일격을 당한 모양새다.

미 국채의 최대 보유자 가운데 하나인 미 시중은행이 2023년 3분기(7~9월)에 미실현 손실이 6840억 달러(약 889조2000억원)에 이른다. 직전인 2분기보다 1260억 달러나 불어났다.

미실현 손실은 보유한 미 국채를 시가평가해 발생한 손해다. 해당 국채를 처분하지 않았기 때문에 장부에만 기록된 손실이다. 채권 가격이 회복되면 미실현 손실은 줄어들 수 있다.

마침 요즘 미 국채 하락률이 잦아들고 있다. 미 10년 만기 국채의 수익률이 연 5%를 넘을 태세였다. 하지만 주춤주춤 안정돼 최근엔 4.2% 수준에 이르렀다. 그만큼 국채 가격이 올랐다는 얘기다.

국채·회사채 만기 물량이 폭탄 수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