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채권을 사들일 시간” 주식 팔아치운 막스의 메모

  • 카드 발행 일시2023.11.30

🐋고래연구소 by 머니랩

‘큰손’ 투자자를 흔히 고래라고 부릅니다. 그들의 투자 철학은 나이 들어도, 은퇴를 해도 후대에 큰 영향을 미치죠. 성공의 법칙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하나의 정답이 있는 게 아니라는 뜻이죠. [고래연구소 by 머니랩]이 글로벌 투자 구루의 분기별 포트폴리오를 입체적으로 분석해 투자의 선구안을 제시합니다. 운용자산 1억 달러 이상인 헤지펀드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홈페이지에 분기별로 보유 자산을 고개하는 13F(Form-13)를 분석해 3개월마다 투자 구루의 포트폴리오를 살펴봅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마존은 올해 페덱스와 UPS를 제치고 미국 내 최대 물류업체로 부상할 전망입니다. 전자상거래 강자였던 아마존이 본격적으로 택배업에 진출한 지 약 9년 만의 일인데요. 페덱스나 UPS 같은 전통의 강자가 아마존의 공세에 밀려 10년도 안 돼 1위 자리를 내준 겁니다. 엄청난 속도로 물류센터를 증설하고, 2일 배송 같은 혁신적인 시스템을 도입한 덕분이었죠.

하워드 막스 오크트리캐피털 회장. 블룸버그

하워드 막스 오크트리캐피털 회장. 블룸버그

중국에선 징둥닷컴(티커 JD)이 최강자 알리바바의 위상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징둥닷컴은 1990년대 후반 컴퓨터 부품을 파는 작은 온라인 사이트로 출발했습니다. 이후 휴대전화∙가전∙의류 등으로 영역을 넓혔고, 어느새 중국 전역을 아우르는 공룡 중 하나가 됐죠. 구매자와 판매자 간 중개가 핵심인 알리바바와 달리 징둥닷컴은 판매자의 제품을 미리 사서 보관했다가 주문이 발생하면 배송하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이른바 ‘풀필먼트 서비스’라고 하는데 미국의 아마존과 한국의 쿠팡이 이와 비슷한 모델이죠. 보관해야 하니까 물류가 매우 중요할 텐데요. 징둥닷컴은 중국에서 가장 큰 물류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아무래도 빠르게 배송할 수 있는 데다 품질 관리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생기죠. 실제로 징둥닷컴의 고속 성장 뒤엔 ‘정품(正品) 거래’란 고집스러운 경영 철학이 있었습니다.

이는 여러 면에서 쿠팡과 닮았는데요. 쿠팡은 지난 3분기 역대 최대 매출과 5개 분기 연속 흑자라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다른 경쟁 업체는 누적된 적자에 신음하는데 쿠팡만은 돈 버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걸 확신시킨 거죠.

징둥닷컴 역시 수익을 낼 줄 아는 기업입니다. 지난 3분기 순이익만 1조4000억원에 달하죠. 탄탄한 사업 구조 덕에 머지않아 알리바바를 제칠 거란 전망이 많은데요. 알리바바는 클라우드처럼 다른 비즈니스도 많아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중국 전자상거래 1위가 바뀔 가능성이 커진 건 사실이죠.

이 때문인지 최근 몇 년 동안 징둥닷컴에 관심을 보이는 투자자가 꽤 많았습니다. 기술주 투자로 유명한 헤지펀드 타이거글로벌이나 영화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 마이클 버리가 이끄는 사이언캐피털 등이 대표적인데요. 대체로 재미를 보지 못하고 손을 털었습니다. 특히 버리의 경우 올해 1분기 50달러 전후에 사서 2분기 30달러대에서 정리했는데요. 단기간 큰 손실을 본 거죠.

[STEP1] 2023년 3분기: 막스는 뭘 사고, 뭘 팔았을까

하워드 막스 오크트리캐피털 회장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그는 버리가 매도를 택했던 2분기 포트폴리오에 징둥닷컴을 처음으로 담았는데요. 2분기에 101만 주, 3분기에 약 70만 주를 각각 매수했죠.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72%로 아직 크지 않습니다.

2분기 시점에 40달러 초반이었던 징둥닷컴의 주가는 현재 28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는데요. 그나마 25달러까지 무너졌다가 이달 들어 조금 회복하는 추세입니다. 그러니 막스 역시 수익 구간은 아닐 텐데요. 당장의 성과보다 언제까지 투자를 이어갈지에 더 관심이 쏠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