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우파 과몰입 막은 유튜브에 “엠넷 정신 차렸다”는 댓글 왜

  • 카드 발행 일시2023.11.28

‘헤이 마마’ ‘새삥’ ‘스모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자주 이용한다면 지난 몇 년간 이 노래들을 한 번 이상은 접해 봤을 것이다. 전국 각지 춤꾼들의 챌린지 영상에서 쉴 새 없이 재생된 곡이기 때문이다. 춤판에서 손꼽히는 댄서들이 경쟁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 ‘스트릿’ 시리즈의 각 시즌(스트릿 우먼 파이터1, 스트릿 맨 파이터, 스트릿 우먼 파이터2)을 대표하는 미션곡이기도 하다. ‘스트릿’ 시리즈의 TV 시청률은 1~2%대에 불과하지만, 온라인 화제성은 그 어떤 인기 예능·드라마 못지않다. 요즘 10~20대는 좋아하는 프로그램이 몇시에 어디서 방송하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콘텐트 소비 공간이 TV에서 SNS 등 디지털로 옮겨갔기 때문이다.

‘스트릿’ 시리즈를 제작한 엠넷(Mnet)은 이러한 트렌드에 발맞춰 지난해 3월 중대한 결정을 내렸다. 댄스 지식재산권(IP) 전용 유튜브 채널 ‘더춤’을 신설한 것이다. 방송 요약본이나 미처 쓰지 못한 ‘버려진’ 영상을 쓰는 게 아니라 자체 콘텐트를 기획하고 새로운 이야기를 찾아내 보여준다. 다층적이고 확장성이 강한 ‘스우파·스맨파의 세계관’을 만들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여기에 디지털 콘텐트 제작과 유통을 전담하는 부서를 따로 꾸렸다. 이미 구독자가 1000만 명 가까이 되던 채널을 버리고 원점에서 다시 출발한 것이라 걱정도 많이 들었다.

엠넷은 댄스 IP 전용 유튜브 채널 '더춤'을 지난해 개설해 '스트릿 맨 파이터' '스트릿 우먼 파이터2'의 모든 클립을 '더춤'에 업로드했다. 사진 CJ ENM

엠넷은 댄스 IP 전용 유튜브 채널 '더춤'을 지난해 개설해 '스트릿 맨 파이터' '스트릿 우먼 파이터2'의 모든 클립을 '더춤'에 업로드했다. 사진 CJ ENM

우려와 달리 ‘더춤’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채널이 개설된 지 2년이 채 안 됐는데 지난달 종영한 ‘스트릿 우먼 파이터2’(이하 스우파2) 관련 클립만 해도 유튜브 누적 조회 수 5억7000만 회를 돌파했다. ‘스우파2’ 클립 중 유튜브 조회 수 1000만 회를 넘긴 영상이 2개 나왔다. 구독자는 90만명을 넘보고 있다. 10대가 많이 이용하는 플랫폼 틱톡에선 ‘스우파2’ 관련 해시태그가 13억 건을 넘어선다. ‘서른 살 음악방송’ 엠넷에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0일 서울 마포구 CJ ENM에서 ‘더춤’ 프로젝트를 이끈 엠넷 디지털 콘텐츠 담당 최지영(42) PD와 전혜미(39) 마케팅팀장을 만났다. 이미 꽤 잘되고 있는 걸 버리고 더 잘되기 위해 새로운 모험을 결심한 이유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이들의 출발점은 생각보다 단순했다. 바로 “이거(춤 콘텐트)는 된다”는 확신이었다.

'스우파2' 디지털 콘텐트를 담당한 전혜미 팀장(왼쪽), 최지영 PD. 사진 CJ ENM

'스우파2' 디지털 콘텐트를 담당한 전혜미 팀장(왼쪽), 최지영 PD. 사진 CJ ENM

용어사전📌일러두기

1. 뭐 하는 사람
엠넷 인기 댄스 서바이벌 ‘스트릿’ 시리즈의 디지털 콘텐트를 담당하는 최지영 PD와 전혜미 마케팅팀장

2. 왜 인터뷰
콘텐트 대기업 CJ ENM의 디지털 생존 전략과 얼마 전 막을 내린 ‘스우파2’의 비하인드를 듣기 위해

3. 주요 경력, 대표작
최지영
2011년 ‘2NE1 TV: WORLDWIDE’ 제작
2013년 ‘도전! 수퍼모델 코리아’ ‘겟 잇 뷰티’ 제작
2022년 ‘스트릿 맨 파이터’ 디지털 콘텐트 제작
2023년 ‘스트릿 우먼 파이터2’ 디지털 콘텐트 제작

전혜미
2022년 ‘스트릿 맨 파이터’ 디지털 콘텐트 마케팅
2023년 ‘스트릿 우먼 파이터2’ 디지털 콘텐트 마케팅

4. 이 인터뷰를 읽어야 할 사람
춤을 좋아한다면
엠넷 ‘스트릿’ 시리즈의 팬
방송 프로그램의 유튜브 콘텐트 제작 비화가 궁금하다면

CJ ENM 엠넷 디지털 콘텐트 담당 전혜미 마케팅팀장. 사진 CJ ENM

CJ ENM 엠넷 디지털 콘텐트 담당 전혜미 마케팅팀장. 사진 CJ ENM

‘스우파2’가 지난달 종영했다. 그사이 ‘더춤’ 채널에도 변화가 있었나.
전혜미(이하 전): ‘스우파’라는 프로그램 자체가 대중이 열광하는 IP니까 더춤도 금방 성장할 거라고 예상했다. 이렇게까지 빠르게 폭발적으로 잘될 줄은 몰랐다.
최지영(이하 최): ‘스우파1’이 성공하고 나서 댄스 자체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왔다. 이미 엠넷 유튜브 채널이 있는데 새로운 계정을 만든다는 게 회사 차원에서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그래도 이런 논의가 빠르게 반영돼서 성과가 금방 나온 것 같다.
유튜브 등 디지털 콘텐트 관련 업무를 전담하는 부서가 신설됐다고 들었다. 왜 이런 부서가 필요한가.
전: 일을 하다 보니 이건 원팀으로 해야 하겠더라. 제작팀이 디지털 오리지널 콘텐트를 기획하고, 마케팅팀이 프로모션을 하거나 화제성을 끌어올리는 일을 다 따로 해왔는데, 한 조직에서 하는 게 더 시너지가 날 것 같았다. 실제로 부서가 합쳐지니까 일에 더 속도가 붙었다.
엠넷이 보유한 기존 채널이 있는데 채널 신설은 불필요한 모험 아니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