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다수 신화 왜 나온지 아나…한라산 ‘거대한 물허벅’ 비밀

  • 카드 발행 일시2023.11.22

제주도의 지하수, 페트병에 담기다. 

1986년 여름 대학원생 시절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있는 말라야대를 방문한 적이 있다. 국제 콘퍼런스가 열린 이 대학 세미나실에 자리를 잡았는데, 테이블에 300mL들이 플라스틱 생수병이 놓여 있었다. 시원한 탄산음료를 기대했던 일행은 실망해 생수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플라스틱병에 담아 파는 생수는 그때 처음 봤다. 그런데 미국 하버드대에서 유학하신 당시 40대 초반 교수님은 호텔 방에 가서 마시겠노라며 생수병을 다 챙겼다. 그로부터 10여 년 뒤인 98년 3월 5일 제주 화산암반(현무암) 지하수로 만든 생수(먹는 샘물), ‘제주 삼다수’가 시판됐다.

제주도 물사랑홍보관에 전시 중인 제주 삼다수 부스. 국내 1위 먹는 샘물인 제주 삼다수는 1998년 3월 5일 처음 시판됐다. 최충일 기자

제주도 물사랑홍보관에 전시 중인 제주 삼다수 부스. 국내 1위 먹는 샘물인 제주 삼다수는 1998년 3월 5일 처음 시판됐다. 최충일 기자

지난 11월 2일 신구범 전 제주지사가 별세했다. 그는 재임 중 제주도개발공사를 설립해 ‘삼다수 신화'를 만든 주인공이다. 신 전 지사는 ‘삼다수의 아버지’로도 불린다. 제주도는 거의 화산지대여서 빗물이 현무암층을 통과하면 불순물이 걸러지면서 깨끗한 지하수가 된다. 이 지하수를 활용한 게 삼다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