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 “각하, 제가 나세르입니까” 처음으로 박정희에 대들었다 (47)

  • 카드 발행 일시2023.11.03

1968년 5월 있었던 이른바 ‘국민복지회 사건’은 박정희 대통령의 친위세력인 6인방이 나를 무력화하기 위해 꾸민 음모였다.
김형욱을 앞세운 그들은 내가 차기 대통령 자리를 노리고 전국 조직을 결성하고 있다고 모함했다. 박 대통령은 나를 의심했다. (‘박정희 “임자, 나 제친다며?” JP 손발 자른 김형욱의 보고’ 44회 참조)

6인방(김성곤·백남억·김진만·길재호·이후락·김형욱)의 행보로 볼 때 어느 정도는 예견했던 일이었다. 하지만 막상 당하고 나니 나 자신에게도 염증이 났다. 나를 정계에서 몰아내려고 갖은 수단과 방법을 구사한 6인방과 그것을 받아들이는 박 대통령까지 솔직히 싫어졌다. 정치가 이런 것이었나, 아무리 정치가 기복이 심하다고 해도 신의(信義)만큼은 지켜줘야 하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과 함께 ‘그래, 그럼 내가 아예 물러나 주마’라는 오기가 났다. 내가 사라져버리면 그만 아닌가. 68년 5월 30일 정계은퇴를 선언하고 모든 공직에서 물러나 아내 박영옥과 함께 부산 해운대로 내려가버렸다.

사실 나는 67년 양대 선거가 끝나면 정계를 떠나려고 마음먹고 있었다. 그러나 68년 북한 무장공비의 청와대 습격사건, 미 정보함 푸에블로호 납치사건, 향토예비군 창설 등 국가 위기를 극복하는 일 때문에 정계은퇴를 미루다가 국민복지회 사건이 터져 이 기회에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