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경부고속도로 깔았다, 세종문화회관 속 ‘JP의 악기’ (46)

  • 카드 발행 일시2023.11.01

초대 중앙정보부장으로 분주하던 1961년 12월 나는 관현악단 40명, 합창단 35명으로 구성된 국내 최초의 종합음악예술단체인 ‘예그린악단’을 만들었다. 나라를 재건(再建)하는 데 정치·경제도 중요하지만 정신문화의 정수(精髓)인 문화예술이 뒷받침돼 줘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우리가 산업화와 경제 발전을 추구하는 까닭도 종국엔 그 바탕 위에서 학문과 과학기술을 진흥시키고 예술의 꽃을 피워 국민 삶의 질을 풍요하게 하려는 데 있다.

육군 중령 시절이던 1959년 김종필(JP) 전 총리가 당시 청파동 자택에서 누운 자세로 딸 예리(8)와 함께 아코디언 연주를 즐기고 있다. JP는 베이스버튼을, 예리는 건반을 누르고 있다.

육군 중령 시절이던 1959년 김종필(JP) 전 총리가 당시 청파동 자택에서 누운 자세로 딸 예리(8)와 함께 아코디언 연주를 즐기고 있다. JP는 베이스버튼을, 예리는 건반을 누르고 있다.

1951~52년 6개월간 미국 보병학교 유학 시절의 경험도 예그린 창단을 자극했다. 뉴욕 록펠러센터의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 봤던 악단의 모습은 아주 화려했다. 당시 조국 강토는 전쟁의 포연(砲煙)으로 뒤덮였지만 ‘우리도 언젠가 이런 거 하나쯤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