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롭게 ‘제2 테슬라’ 외쳤다…베트남 ‘졸부’의 나스닥 굴욕

  • 카드 발행 일시2023.10.26

📈e-Data 스토리

글로벌 머니의 세계는 분석과 예측이 쉽지 않은 곳입니다. 단지 거래 완료 이후 나타난 가격만이 뚜렷할 뿐입니다. ‘근대 경제학의 아버지’ 애덤 스미스가 가격을 ‘보이지 않는 손’이라며 세속의 신이란 반열에 올려놓기도 한 이유입니다.

스미스 이후 수많은 이코노미스트가 가격이 드러나기 이전에 경제 흐름을 포착하기 위해 온갖 데이터와 지수를 개발했습니다. 잘 드러나지 않는 생산-유통-교환 과정을 좀 더 명확하게 알기 위해서입니다.

e-Data 스토리는 무수한 경제(economy) 데이터(data) 가운데 ‘바로 지금’ 의미 있는 수치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한국 사람은 베트남 빈(Vin)그룹 하면 나짱(나트랑) 빈펄리조트를 떠올리기 십상이다. 빈펄리조트는 냐짱 포구의 건너편 섬에 자리잡고 있다. 관광객은 케이블카나 전용 보트를 타고 입장하는 대규모 리조트다. 호텔과 골프코스, 물놀이 시설 등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곳이다. 2000년대 이후 한국 관광객, 특히 초등학생 이하 자녀들이 있는 가족이 즐겨 찾는 곳이다.

빈그룹은 사회주의에서 시장경제로 이행하는 초기에 흔히 볼 수 있는 ‘졸부형’ 식품·유통 자본 가운데 하나였다. 창업자인 팜 냣 브엉(55) 회장이 사회주의 집단 소유 체제가 해체되는 시기에 기술력보다는 이재에 밝은 눈으로 정부의 땅 등을 불하받아 성장했다는 얘기다.

빈그룹 팜냣브엉 회장. 사진 빈그룹

빈그룹 팜냣브엉 회장. 사진 빈그룹

그런데 팜 회장은 2010년대 들어 ‘졸부형’에서 벗어나 ‘산업 자본가’로 변신하기 시작했다. 이동통신으로 영역을 넓힌 뒤 요즘 가장 핫한 전기차 생산까지 손을 뻗쳤다. 바로 전기차 회사인 빈패스트(VinFast) 설립이다.

빈패스트는 2018년 베트남 하노이에서 설립됐다. 빈패스트는 변변한 내연기관 완성차를 생산해 본 경험도 없는 베트남에서 곧장 전기차 생산에 뛰어들어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팜 회장은 “미국의 테슬라도 내연기관 차를 만들어본 적이 없었다”고 반박해 논란을 잠재웠다. 한술 더 떠 2023년 8월 미국 나스닥에 빈패스트를 상장시켰다. 바로 스팩(SPAC)인 블랙스페이드와의 합병을 통해서다.

빈패스트 나스닥 데뷔가 뒷문을 통해서이기는 했지만, 첫 거래일 직후 주가 흐름은 화려했다. 2023년 8월 15일 주당 3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은 850억 달러(약 113조633억원)로 포드(480억 달러), GM(460억 달러)보다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