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만 되면 그 고양이는 운다, 17살 오스틴의 슬픈 속사정

  • 카드 발행 일시2023.10.26

더중앙플러스가 ‘댕댕정보통’ 시즌2,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즐거운 세상 ‘멍냥 정보통’을 새로 연재합니다. 강아지(멍!)와 고양이(냥!), 몸과 맘이 건강한 반려동물을 위하여! 국내 유일의 동물행동의학전문의 김선아 수의학 박사가 이 세상 모든 집사들의 고민과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17살 노령묘 ‘오스틴’의 집사입니다. 미국 유학 시절 보호소에서 입양했는데요. 오스틴은 제가 힘들 때 가장 위안이 되어준 저의 소울메이트입니다. 그런데 한 번도 말썽부리지 않던 오스틴이 몇 달 전부터 달라졌습니다. 밤에 자다가 밥 달라고 우는 행동을 하고요, 밥을 줘도 입을 대는 둥 마는 둥 울면서 돌아다니기만 합니다. 아파서 그런가 동물병원에 가니, 특별한 병이 있는 건 아니래요. 나이에 비해 검사 수치는 나쁘지 않다고요. 그런데 밤에 우는 문제 때문에 저도 수면 부족에 시달리고 있어요. 밤잠을 설치게 하는 오스틴이 밉다가도, 혹시 놓치고 있는 건 없는지 걱정됩니다. 저도 잘 자고 싶지만, 오스틴이 편해지면 좋겠어요.

말썽 한 번 안 부리고, 힘든 시간을 함께해 준 소울메이트 오스틴이 변했군요. 하루 이틀 밤잠을 설쳐도 힘든데, 몇 달째 수면 부족에 시달린다니 얼마나 고생이 많을까요. 오스틴의 건강에는 특별한 문제가 없다니 다행입니다. 어딘가 통증을 유발하는 문제가 없다는 전제하에 오스틴이 보이는 행동과 나이를 고려해 보면 ‘인지장애증후군(Cognitive dysfunction syndrome)’이 가장 의심이 됩니다. 네, 바로 ‘치매’라는 병이죠.

2010년 발표된 게리 랜즈버그(Gary Landsberg) 박사의 논문과 지난해에 발표된 스테파니 맥그라스(Stephanie McGrath) 박사 논문에 따르면, 고양이 인지장애증후군에서 가장 흔히 보이는 증상은 ‘울음 행동’이었습니다. 바로 오스틴이 보이고 있는 행동이죠. 2011년에 발표된 다니엘 건무어(Danielle Gunn-Moore) 박사의 논문에 따르면 16~19세의 고양이의 88%가 인지장애증후군과 관련된 문제 행동을 보였다고 합니다. 꽤 많은 노령묘이 인지장애증후군을 앓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