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수냄비를 아시나요?” 일타강사, 한자 교육에 꽂힌 이유

  • 카드 발행 일시2023.10.19

문해력의 사전적 의미는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다. 하지만 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다각도의 접근이 필요하다. 어휘력, 독해력, 사고력, 배경지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요소가 결합해야 비로소 갖출 수 있는 능력이기 때문이다. 학자마다 정의하는 문해력의 구성 요소는 조금씩 다르지만 대부분 어휘력을 첫손가락에 꼽는다. 단어가 가진 뜻을 정확하게 알아야 전체 글에 담긴 정보나 의미, 맥락 등을 파악할 수 있는 탓이다.

hello! Parents는 어휘력을 키울 방법을 찾기 위해 전문가 3명을 만났다. 지난 12일 이향근 서울교대 국어교육과 교수가 일상에서 아이의 어휘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 데 이어 이번에는 강용철 경희여중 국어 교사가 한자를 통해 어휘력을 넓히고 학습 능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박정민 디자이너

박정민 디자이너

국어는 고유어, 한자어, 외래어 삼중 체계로 구성돼 있어요. 그중 한자어가 약 70%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죠. 어휘력을 키우려면 한자를 반드시 알아야 해요.

강용철 교사는 한자 학습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2008년 기준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된 표제어는 약 51만 개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한자어가 병기된 단어가 70%가량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강 교사는 “초등에서 중등, 고등으로 올라갈수록 교과서에서 사용되는 어휘의 양도 많아지고 수준도 높아지기 때문에 시기에 맞는 한자 학습이 병행돼야 한다”며 적기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중학교 국어 교사인 그가 지난해부터 『마법천자문』 감수를 맡게 된 것도 그 때문이다. 2003년 출간된 『마법천자문』은 도서관에서 빌려 읽기 힘들 정도로 인기인 한자 학습만화로 2200만 부가 팔렸다. 하지만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시리즈가 생명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한 단계 도약이 필요했다. 한자 낱자에서 단어 중심으로 개편되면서 투입된 그는 어휘군 확장에 가장 주안점을 뒀다. 24년 차 현직 교사이자 EBS 중학 국어 ‘일타 강사’로서 누적 수강생 95만 명을 가르쳐온 강용철 교사가 생각하는 효과적인 한자 학습법은 무엇일까? 지난 6일 경희여중에서 그를 만나 물었다.

📢한자, 외우지 말고 이야기해라

한자는 암기 과목일까. 강용철 교사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라고 했다. 뜻과 음, 부수와 필순 등 외워야 할 내용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사물의 모양을 본뜬 상형문자 특성상 글자를 보면 유추할 수 있는 부분도 있고 각각의 글자를 조합해 만든 글자도 많기 때문이다. 그는 “오히려 수학이나 과학처럼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며 “과거처럼 한자를 열 번씩, 스무 번씩 쓰면서 달달 외우는 방식은 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