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강아지 키우지 말자”…신혼부부 약속 깬 ‘사진 1장’

  • 카드 발행 일시2023.10.13

펫 톡톡

안녕하세요. ‘골댕이’란 별명을 가진 착한 천사견 골든리트리버 ‘레인’의 반려인 이은지입니다.

저와 남편(권현준)은 결혼 전 각자 본가에서 소형 반려견을 오랫동안 키웠어요. 자연스레 반려동물과 함께한 삶을 살아온 탓에 곁에 없으면 허전했지만, 우린 결혼 후 둘 다 사회에서 자리를 잡기 전까지 반려견 입양을 안 하기로 결심했었죠. 너무 바쁜 시간을 보내기도 했고, 반려견을 가족으로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아이를 키우는 것과 같은 큰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구조 당시 레인이 모습. 사진 이은지

구조 당시 레인이 모습. 사진 이은지

하지만 우리 부부의 그 결심, 오래가지 못했어요. 결혼 후 3개월이 지난 어느 날, 한 지인의 SNS에서 ‘구조견 리트리버의 평생 가족을 구한다’는 글을 보게 됐어요. 대형견 가족이라는 모습을 막연하게 떠올려본 적은 있었지만, 리트리버란 견종에 대해 딱히 관심이 없었던 저희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은 것은 사진이었어요. 녹이 슨 철장 속에 갇혀 평생 번식견으로 살게 될지도 모를 운명을 아는지 모르는지 환하게 웃고 있는 레인의 모습이었죠. 너무나 천사 같은 이 모습을 본 순간, 마치 운명처럼 느껴졌어요. 남편도 역시나 두말 없이 그러더군요. “우리가 데려오자”라고요.

레인이 오고 나서 저희는 전보다 더 가족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남편과 둘만 있을 때와는 몰랐던 또 다른 행복을 느끼고 있죠. 특히 자연을 좋아하는 우리 부부가 즐기는 캠핑을 레인과 같이 가면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여기에 제 배 속에 있는 아들 ‘참깨’까지 함께한다면…. 생각만으로도 세상을 다 가진 것과 같은 기분이겠죠.

하지만 안타까운 점이 딱 하나 있어요. 궁금한 게 너무 많은 레인이를 얌전히 데리고 셋이서 제대로 된 사진을 찍기가 너무 어렵지 뭐예요. 참깨가 태어나면 당분간은 외출하기가 더 힘들 테니…. 출산 전에 얼른 펫 톡톡팀이 울산으로 오셔서 저희 네 식구 가족사진을 찍어주시면 안될까요?

사연을 보니 레인이네 가족사진 콘셉트가 머릿속에 그려집니다. 자연, 특히 산속에서 캠핑하는 레인이네 가족의 모습이죠. 하지만 만삭의 임신부가 가기엔 무리가 따릅니다. 대안이 필요해 은지씨에게 연락해 장소에 대한 고민을 나눴습니다. 며칠 뒤 은지씨가 부산 낙동강 변에 위치한 삼락생태공원을 제안했습니다. 최근에 이사와 남편의 일까지 바빠져 나들이도 못 다닌 터라 이곳에서 가볍게 소풍을 즐기며 사진을 찍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니 잔디밭이 넓게 펼쳐진 곳으로 레인이도 뛰놀기 좋은 최적의 장소입니다. 곧 바로 약속을 잡고 추석 연휴의 마지막 날인 지난 3일 달려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