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공 맞고 2억 받았는데…축구공은 마비돼도 0원, 왜

  • 카드 발행 일시2023.10.11

조기축구회에서 축구하다 다친 당신, 다음 중 어느 경우에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을까요?

1️⃣ 상대방이 손으로 밀쳐서 넘어졌다(전치 15주)
2️⃣ 공을 향해 몸을 던지다가 상대방과 충돌했다(사지 마비)
3️⃣ 상대방이 골대를 향해 찬 공에 맞았다(시력 상실)

사진 픽사베이

사진 픽사베이

정답은 ‘없음’입니다. 셋 모두 법원에서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되지 않은 사례들이에요. 가벼운 마음으로 나간 축구 경기에서 부상을 입은 것도 억울한데, 왜 한 푼도 인정받지 못한 걸까요? 이번 〈당신의 법정〉에선 운동 경기 중 다쳤을 때, 어떤 경우에 배상을 받을 수 있는지, 누가 잘못했는지 법정에서 판단하는 기준과 원칙을 설명해 드릴게요.

🔎당신의 사건 39. 스포츠 부상 소송전

📌 이 순서로 준비했어요

1. 내가 선택한 운동…부상 위험, 악으로 깡으로 버텨라?
2. 레드카드급 부상, 해법은 금융 치료
3. 조기축구회에도 적용되는 FIFA 규칙
4. 골프는 손배 ㅇㅇㅈ, ‘못봤다’면 ㄴㅇㅈ!

#1 어느 여름 주말 아침, 한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조기축구회 축구 경기가 열립니다. 김창우(가명)씨는 골키퍼를 맡았어요. 전반전이 끝나고 후반전이 시작한 지 20분 정도 된 무렵, 창우씨가 있는 골대 쪽으로 공이 날아옵니다. 골 에어리어(Goal Area, 골대와 가장 가까운 구역) 안에 있던 창우씨는 공이 오는 왼쪽으로 몸을 날렸어요. 페널티 에어리어(Penalty Area, 골 에어리어 다음으로 골대와 가까운 구역) 근처에 있던 상대편 공격수 A씨도 공을 향해 돌진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공을 잡진 못했고, 두 사람은 공을 사이에 두고 부딪쳤습니다.

크게 다쳐 목 척수 손상과 척추 인대 손상, 외상성 추간판(디스크) 파열을 진단받은 창우씨는 이후 사지가 마비돼 지체 장애 판정을 받았어요. 창우씨는 A씨를 상대로 11억원을 달라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