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제작사, 하청기지 전락? 그럼 넷플이 되레 곤란해진다

  • 카드 발행 일시2023.10.10

1조원 vs 20억원.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 게임’의 넷플릭스 대 제작사 싸이런픽쳐스의 수익이다. 넷플릭스의 수익은 미국 블룸버그 추정치, 싸이런픽쳐스의 수익은 제작비 등을 고려해 업계에서 계산해 낸 것으로 최소 20억원, 최대 40억원으로 볼 수 있다. 무려 250~500배에 달하는 차이다. 넷플릭스가 한국에 앞으로 4년간 3조원 넘는 투자를 한다고 발표해도 “재주는 한국 제작사가 부리고 돈은 넷플릭스가 가져간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여기에 ‘오징어게임’ 지식재산권(IP)을 갖고 있는 넷플릭스는 이를 영화나 게임, 서바이벌 등 다른 장르로 확대할 수 있다.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책임자(CEO)가 지난 6월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진행된 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 넷플릭스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책임자(CEO)가 지난 6월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진행된 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 넷플릭스

앞으로는 달라질 전망이다. 시장 조사 업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의 제시카 푹(Jessica Fuk)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담당 애널리스트는 “한국 제작사는 그동안의 글로벌 성공으로 글로벌 OTT와의 협상에서 더 강한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됐다”며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성공 사례로 꼽았다. 그는 “제작사 에이스토리가 넷플릭스를 상대로 IP을 확보한 것처럼 앞으로 제작사들은 전략에 따라 IP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웨이브와 티빙 등 토종 OTT에 대해서도 “프리미엄 오리지널 콘텐트에 대한 투자는 지속돼야 한다”며 “다만, 전술적으로 잘 되는 콘텐트 위주로 선별하는 안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글로벌 OTT 격전지가 된 한국을 찾은 푹 연구원을 서울 중구 중앙일보 서소문 사무실에서 만나 앞으로 OTT의 미래를 물어보았다.

홍콩 출신으로 S&P 글로벌 마켓인텔리전스에서 OTT를 담당하고 있는 제시카 푹 애널리스트는 한국 OTT의 특징에 주목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홍콩 출신으로 S&P 글로벌 마켓인텔리전스에서 OTT를 담당하고 있는 제시카 푹 애널리스트는 한국 OTT의 특징에 주목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TMI Q. OTT 애널리스트로서, 몇 개의 OTT를 구독하나?

3~4개의 OTT 서비스를 구독 중이다. 이미 시장에는 상당히 많은 OTT 플랫폼이 있다. 나도 가끔 어떤 플랫폼을 구독 중인지 잊어버릴 정도다. 넷플릭스에서 볼 만한 걸 찾다가 다른 플랫폼을 가끔 들어가는 정도다. 종종 플랫폼에 저장된 신용카드로 구독료가 자동 결제될 때 ‘1년 동안 한 번도 사용 안 했군’이라고 깨달을 때도 있다. 좋은 콘텐트가 구독자를 끌어당기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걸 새삼 느낀다.

용어사전📌일러두기
1 뭐하는 사람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에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분석하는 애널리스트
2 왜 인터뷰
넷플릭스의 성장과 한국 콘텐트 산업의 현황 및 전망을 듣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토종 OTT의 생존 비결을 묻기 위해
3 주요 경력, 대표작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 OTT 담당 애널리스트
RTL CBS 아시아 사업 개발 담당
터너 인터내셔널 사업 개발 담당
영국 버밍엄대학교 언어학 석사
4 이 인터뷰를 읽어야 할 사람
OTT 시장 전망이 궁금하다면
넷플릭스의 계정 공유 금지 정책이 우려된다면
한국 OTT에도 기회가 있는지 걱정이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