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석이 번 돈 갖다 쓴 PD? ‘데블스 플랜’ 정종연 한마디

콘텐트 동네, TMI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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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지니어스’(2013~2015) ‘소사이어티 게임’(2016~2017) ‘대탈출’(2018~2021) ‘여고 추리반’(2021) ‘데블스 플랜’(2023)

한국의 시청자는 두 부류로 나뉜다. 위의 프로그램을 모두 봤거나 알고 있는 사람, 그리고 생전 듣도보도 못한 것이라고 느끼는 사람.

이 모두를 연출한 정종연(47) PD는 10년 전 예능프로그램에 두뇌 서바이벌이라는 개념을 넣어 장르를 개척해왔다. 예능은 으레 하루의 피로를 잊게 해주는 가벼운 웃음으로 채워야 한다는 생각을 뒤집고 시청자에게 골치 아픈 문제를 풀게 하는데도 확고한 마니아를 보유한 장르로 성장시킨 주인공이다.

‘데블스 플랜’은 지난해 CJ ENM에서의 20년을 정리하고 밖으로 나온 그가 처음으로 만든 넷플릭스 오리지널이다. 다양한 직업의 플레이어 12명이 6박 7일 동안 합숙을 하면서 화폐의 일종인 피스를 최대한 많이 모으는 게임이다. 이 과정에서 매일 개인 게임으로는 치열하게 경쟁해 누군가를 떨어뜨리고, 단체 게임을 통해서는 상금 총액(최고 5억원)을 키워야 하는 이중의 구조다.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달 26일 공개돼 넷플릭스 비영어권 TV 프로그램 톱10(첫 주 3위, 둘째 주 6위)에 들었다. 두뇌 서바이벌의 판을 키우기 위해 친정을 떠나온 보람이 있는 성과다.

 ‘데블스 플랜’의 우승자가 정해진 뒤인 지난 13일 서울 종로의 한 카페에서 정 PD를 만나 제작 과정에 대해, 그리고 원 없이 넷플릭스 돈을 쓸 수 있었는지에 대해 물었다. ※이하 ‘데블스 플랜’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TEO 정종연 PD. 지난달 26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데블스 플랜'을 선보였다. 사진 넷플릭스

용어사전📌일러두기

1. 뭐하는 사람
정종연 PD는 두뇌 게임 및 추리 프로그램 전문 예능 PD다. 2005년 엠넷에서 페이크 다큐멘터리 예능 ‘돌아온 유리의 위험한 동거녀’로 데뷔했다. 이후 CJ ENM에서 ‘더 지니어스’ ‘대탈출’ ‘여고추리반’ 시리즈 등을 만들어왔다. 지난해 CJ를 떠나 김태호 PD가 설립한 콘텐트 제작사 TEO로 이직해 화제가 됐다.

2. 왜 인터뷰
넷플릭스 국내 순위 1위를 달성한 예능 ‘데블스 플랜’의 프로그램 제작 비화를 듣고, 히트하는 추리 프로그램 연출 세계를 알아보기 위해

3. 주요 경력, 대표작
2013년 tvN ‘더 지니어스 게임의 법칙’
2016년 tvN ‘소사이어티 게임’
2018년 tvN ‘대탈출’
2021년 티빙 ‘여고추리반’
2023년 넷플릭스 ‘데블스 플랜’

4. 이 인터뷰를 읽어야 할 사람
정종연 PD 프로그램의 팬이라면.
‘데블스 플랜’을 과몰입하면서 봤다면.
두뇌 게임, 추리 예능 만들어지는 과정이 궁금하다면.

TMI Q: TEO(‘무한도전’의 김태호 PD 제작사)로 가게 된 결정적인 이유가 있나. ‘CJ ENM에선 나영석 PD가 돈 벌면 정종연 PD가 다 쓴다’라는 말이 있었는데, 혹시 제작비 문제인가.

다른 곳에서도 여러 번 말했는데 ‘대탈출’ 시리즈는 돈도 잘 벌었다. 태호형 회사로 가게 된 것은 크리에이터로서의 존중과 이 회사가 (김태호라는) 기둥이 있음으로써 잘 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돈을 더 쓰고 싶어서 간 것은 아니다. 프로그램은 넷플릭스 돈으로 만드는 것이지 태호형 돈으로 만드는 것은 아니니까. 물론 방송국은 예산을 좀 더 치열하게 쓴다. 애초에 한계가 회당 1억원짜리, 2억5000만원짜리 등으로 정해져 있다. 넷플릭스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으면 쓰게 해주는 분위기라 좋았다. 멋을 부리고 싶어서 돈을 써도, 써서 엄청 멋있으면 쓸 수 있다. 그리고 나영석 PD님한테서는 (오라는) 제안이 없었다(※ 나 PD는 현재 CJ ENM 자회사인 에그이즈커밍 소속이다).

'데블스 플랜'은 12인의 플레이어가 게임을 통해 피스를 모으는 과정을 담는다. 윗줄 왼쪽부터 여행 유튜버 곽튜브(본명 곽준빈), 방송인 박경림, 과학유튜버 궤도(본명 김재혁), 미국 정형외과 의사 서유민, 전 프로게이머 기욤 패트릭, 미국 변호사 서동주. 아랫 줄 왼쪽부터 배우 이시원, 대학생 김동재, 아나운서 이혜성, 아이돌 그룹 세븐틴 멤버 부승관, 프로 바둑기사 조연우, 배우 하석진. 사진 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