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에 발 올린 케네디 동생…JP도 벌러덩 소파 드러누웠다 (32)

  • 카드 발행 일시2023.09.25

1962년 10월 23일 나는 미국 워싱턴DC에 도착했다. 미 국무부와 중앙정보국(CIA)의 공식 초청으로 간 것이다. 육군 대위로 미국 포트베닝 육군보병학교(조지아주)에서 유학한 지 10년 만에 중앙정보부장 신분으로 미국 땅을 다시 밟았다. 혁명정부에 대한 이해와 신뢰를 얻는 게 나의 방미 목적이었다.

1962년 11월 3일 김종필 중앙정보부장(왼쪽)이 미국의 항공기 제작사 노스롭을 시찰한 뒤 캘리포니아 샌타바버라의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한국 공군이 도입할 초음속 전투기 F-5A를 시승했다. 오른쪽은 주미 한국대사관의 무관 김두만 장군. 이날 JP는 F-5A를 타고 6만 피트 상공까지 올라갔다고 한다. 사진 김종필 전 총리 비서실

1962년 11월 3일 김종필 중앙정보부장(왼쪽)이 미국의 항공기 제작사 노스롭을 시찰한 뒤 캘리포니아 샌타바버라의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한국 공군이 도입할 초음속 전투기 F-5A를 시승했다. 오른쪽은 주미 한국대사관의 무관 김두만 장군. 이날 JP는 F-5A를 타고 6만 피트 상공까지 올라갔다고 한다. 사진 김종필 전 총리 비서실

애초엔 존 F 케네디(JFK) 대통령을 만나려고 했다. 하지만 내가 도착하는 날 쿠바사태로 미국과 소련 간 전쟁 위기가 절정에 달했다. 케네디 대통령은 대신 국무장관(딘 러스크), 상무장관(루더 호지스), 육군참모총장(얼 휠러), 국무부 정책기획위원장(월트 로스토), 국방부 차관보(윌리엄 번디) 등 주요 인사를 만나게 했다. 그중 실세는 대통령의 동생 로버트 F 케네디(RFK) 법무장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