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회갑 선물로 서해5도” 김정일 도발에 태어났다, K9

  • 카드 발행 일시2023.09.18

지난달 30일 경기도 파주시 꽃봉사격장엔 굉음이 가득했다. 하반기 한ㆍ미 연합 군사연습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타이거(TIGER)’의 일환으로 열린 사격 훈련에 K9 자주포 부대가 출동하면서다.

지난달 30일 경기도 파주시 꽃봉사격장에서 K9 포대가 일제사격을 하고 있다. K9은 이처럼 부대 단위로 움직이지 않고, 단독으로 작전할 수 있다. 이세영 PD

지난달 30일 경기도 파주시 꽃봉사격장에서 K9 포대가 일제사격을 하고 있다. K9은 이처럼 부대 단위로 움직이지 않고, 단독으로 작전할 수 있다. 이세영 PD

육군의 제7 기동군단이 진격하는 상황에서 제7 포병여단이 화력지원을 하는 내용의 훈련이었다. 비 때문에 사격장은 개펄이라 불러도 될 정도로 진흙탕이었지만, K9은 특유의 기동력으로 거침없이 움직였다.

📃 글 싣는 순서

◦ “전투에서 이길 수 있는 무기가 없어”
◦ “사거리 40㎞는 확보해야 한다”
◦ 선진국 콧대를 기술 국산화로 꺾어
◦ 숱한 어려움을 뚝심으로 돌파
◦ 안타까운 희생, 그러나 개발은 멈추지 않았다
◦ K9의 순교자도 있었다
◦ 25년 만에 갚은 서해5도의 분함

이날 훈련엔 대대급의 K9이 집결해 일제사격을 벌였다. 그러나 유사시 K9은 개별 작전을 벌일 수 있다. 제7 포병여단 백호대대 김정태 중령은 “명령이 떨어지면 건물 뒤에 자리를 잡고 곧바로 사격한 뒤 다른 장소로 재빨리 옮길 수 있다”며 “‘원샷원킬’로 적을 타격하는 스나이퍼가 K9”이라고 설명했다.

포를 쏘려면 우선 자신의 위치를 먼저 알아야 한다. 그래야 표적과의 거리와 방향, 각도를 파악해 조준할 수 있다. 측지반이 이런 작업을 맡는다. 그래서 포병은 부대 단위로 움직이는 게 보통이다.

먼저 화포를 땅에 고정한다. 이후 포신을 들어 올린 뒤 포탄과 추진 장약을 넣고 사격한다. 사격 후 충격 때문에 화포가 밀려날 수도 있다. 그러면 다시 위치를 보정해 준다.

사격 준비에 손이 많이 가며 시간도 꽤 걸린다. 그런데 K9은 이 모든 게 다 자동으로 이뤄진다. 사격제원만 있으면 바로 쏠 수 있다. 측지반도 필요 없다. 위치 보정은 안 해도 된다. 그래서 ‘단독 플레이’가 가능하다.

K10 탄약보급장갑차가 사격을 끝낸 K9에 탄약을 자동으로 보급해 주고 있다. 이세영 PD

K10 탄약보급장갑차가 사격을 끝낸 K9에 탄약을 자동으로 보급해 주고 있다. 이세영 PD

탄약을 다 쏘면 ‘단짝’인 K10 탄약보급장갑차가 컨베이어 암을 길게 빼낸 뒤 K9 안으로 포탄과 추진장약을 옮기고 정리해 준다. 무거운 포탄을 손으로 나르지 않아도 되고, 재장전 속도도 1분당 10발로 빠르다.

이처럼 일당백(一當百)의 무기인 K9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