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인천에 사는 애견인 곽지민(35)이라고 합니다.
저는 현재 회사에 다니면서 강아지 커뮤니티 활동도 하고 있어요. 어린 시절부터 유기견에 관심이 많아 구조 활동을 하기도 하고, 임시 보호를 통해 새 가정에 입양을 보낸 적도 여러 번 있어요. 그중 저의 특별한 인연이자 임시 보호 중인 유기견 ‘민준이(인스타그램 아이디 weareoui_help)’를 여러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 사연을 보내요.
민준이(잉글리시 쉽독·추정 나이 8살)는 2020년 7월 24일 서울~양양 고속도로(서울→홍천 방향)에서 발견됐어요. 차만 쌩쌩 달리는 도로 위에서 일어서지도 못한 채 바닥에 납작 엎드려 있었대요.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이었죠. 이를 본 한 시민이 다급히 119에 신고했고, SNS를 통해 ‘누군가 버리고 갔는데 그 차를 따라가다 다른 차에 치인 것 같다’며 이 상황을 전파했죠. 이후 민준이는 출동한 119구급대원들에 의해 간신히 구조돼 인근 유기견 보호소로 이송됐어요.
이 소식은 제가 활동하고 있는 잉글리시 쉽독 커뮤니티에도 알려졌고, 몇몇 회원이 저에게 급하게 민준이 임시 보호 요청을 해왔죠. 민준이는 임시보호자가 없으면 추후 안락사 될 가능성이 큰 데다 제가 유기견을 구조해 임시 보호한 뒤 입양을 보낸 경험이 있단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죠. 민준이 소식을 접한 저 역시도 당황스럽고 안타까웠지만….이미 딸린 식구들이 많아 선뜻 나설 수가 없었어요. 하지만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다시 생각해보니 ‘얼른 수술해서 살리는 것이 먼저다’ 싶었지요. 그 길로 곧장 민준이에게로 달려갔어요.
에외적으로 보호소에서 동물병원으로 옮겨진 민준이는 참담한 진단 결과를 받았어요. 폐기흉, 척추골절, 골반 부분 파열, 고환 종양, 욕창, 피부건조증, 진드기, 심장사상충 등 수많은 병을 앓고 있었죠. 의사 선생님은 “가망이 없다” “민준이도, 돌보는 사람도 힘들 거다” “민준이를 치료하는 비용으로 더 많은 다른 생명을 살리는 게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셨죠. 하지만 민준이의 힘 없는 얼굴이 눈에 밟혔고, 또 걱정해 주신 많은 분의 의지와 응원을 저버릴 수 없었죠. 결국 마지막 희망을 걸고 수술을 하기로 했어요. 다행히 민준이는 어려운 수술을 잘 마쳤고, 꺼져 가던 생명에도 작은 불씨가 되살아나게 됐지요.
수술 후 2개월여의 회복을 마친 뒤 민준이를 집으로 데려왔지만, 상태는 좋지 않았어요. 특히 배뇨·배변 활동이 쉽지 않았거든요. 오줌과 똥을 직접 받아줘야 했고, 나오지 않을 경우 손으로 파내야 했어요. 어떤 날에는 배설물을 집 안 사방에 뿌리고 다녀서 가슴이 새카맣게 타버릴 것처럼 속이 상한 적도 있었죠. 하지만 안 좋은 기억만 있는 건 아니에요. 기어 다녔던 민준이가 집에 온 지 10개월이 지난 어느 날 보행기구에 의지해 걷던 녀석이 네 발을 움직이며 종종 걸음으로 제게 왔죠. 이 모습에 눈물이 왈칵 났죠. 민준이의 의지와 노력의 결실이 눈 앞에 기적처럼 펼쳐졌어요. 가슴 찡한 감동으로 다가온 순간이었죠.